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접 Aug 29. 2022

우리 집에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그날이었다. 주말이라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있었다.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다. 경보음이다. 그건 화재 경보음이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누군가 또 잘못 눌리고 떠난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옆집 여자가 나에게 문을 두드렸다. 난 잠에서 깨고 하품을 하며 아무렇지 않게 나왔다. 옆집 여자는 심각한 표정을 하며 나에게 "저기 사이렌 들으셨죠?" 난 "네" 난 "누군가의 장난 아닐까요?" 그러기엔 너무나 심각한 여자의 표정은 나에게 방에 들어가서 거실의 중간을 보란다. 그랬다. 내 방에는 화재가 나면 울리는 스프링클러와 함께 화재경보기와 여러 가지 기계들이 있었다. 모르고 살았다. 물론 입주할 때는 들었지만 그렇게 볼 줄은 몰랐다. 


난 그렇게 집에 다시 들어가서 내 방을 봤다. 불이 번쩍번쩍한다. 맘이 급해진 난 다시 나왔다. 옆집 여자는 나에게 "이게 장난이 아닌 게 어디선가 탄 냄새가 나요"라고 말했다. 그랬다. 알 수 없는 냄새를 동반한 근원지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복도에 나왔을 때는 이미 어디선가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난 그 연기를 보고서 기겁을 했다.

옆집 여자는 119에 신고를 했고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집주인은 우리가 사는 곳에서 1시간 거리에서 떨어져 살았다.

집주인은 누가 불을 냈냐며 화를 냈지만 그걸 따지기에는 일이 너무 커졌다.


동네 사람들은 다 나와서 구경을 했고 철없는 친구들은 동영상을 찍었다.

난 그냥 슬리퍼를 신고 나와서 정말 금방 들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문제는 자리를 비운 그 연기 나는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을 여는 것부터가 험난한 여정이었다.

한 시간이면 되겠지 했지만 119차가 오고 결국은 일이 커져 3시간이 되어서야 연기 나는 집주인과 연락이 되었다.


문제는 이렇게 되었다. 집주인이 고기를 먹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다이소에서 파는 아주 작은 향초를 샀다. 그걸 피워놓고 나갔는데 문제는 향초에 불이 붙었을 때 의자에 있던 수건에 불이 붙어서 불이 났고 화재경보기가 울린 것이다. 그리고 스프링클러가 작동이 되어서 물이 마구마구 나오고 있었던 거다. 주인은 화가 났고 문제의 그 집주인은 택시를 타고 나타났다.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도착한 119와 경찰분들은 다친 사람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물이 다 빠지면 들어가라고 하셨다. 결국 난 밖에서 5시간을 끌어야헀다.

화는 났지만 인간의 일이란 알 수 없는 일, 요절 복통할 일에 그렇게 시간은 가고 집으로 들어가니 그 소리는 귀신같이 없었고 집도 괜찮았다.


난 이런 일이 살면서 몇 번 있을까 싶어서 일기장에 적어 두었다.

그리고 집주인은 미안하다며 대신 사과를 한 다시며 음료수를 돌리셨다. 난 괜찮다고 했지만 일괄적으로 돌리는 음료수를 거절하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니 토요일은 그냥 날아갔다.

그날의 화재경보기를 이후로 나도 내 현관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다.

화재 조심, 이란 단어로. 난 음식을 잘해 먹지는 않는데 가끔 차를 우려먹을 때가 있어서 조심은 해야 한다.

나라고 실수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그 옆집 여자는 이사를 갔고 다시 다른 옆집 식구가 있다. 차분한 성격에 가끔 마주하면 인사를 하는 정도이다. 서울에서 옆집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몇 있겠나, 나도 그렇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은 그날의 화재에 대해서 그녀에게 따지지 않았다. 다만 화를 냈다. 그리고 이사를 많이 했다. 터가 안 좋다고 하면서....


그러고 보니 예전 내가 초등학교 때 연탄가스를 마셔서 거의 죽을뻔한 일이 생각이 났다. 아빠의 재빠른 대응과 동네 주민들 덕분에 살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난헀으니 연탄으로 살았다. 참으로 슬펐다. 그때부터 아빠는 엄마에게 몇 번의 주의를 주셨고 우리는 그렇게 늘 불안하게 살았다.

살면서 죽을고 비를 넘기며 산다는 걸 일찍 안 나는 그렇게 슬퍼서 동네 친구들이 나가서 놀자고 해도 나가지 않았다. 엄마는 맘이 좋지 않으셨는지 비싼 고기를 구워주셨다.

맛은 없었지만 엄마의 정성이려니 하고 먹었던 기억이 났다.


지금 난 그곳을 떠나 다른 집을 살지만 그날의 그 경보음은 아직도 내게는 잊지 못할 기억이다.

살면서 어디 이런 경보음만 있겠는가, 삶의 욕심에도 경보음이 울릴 때가 올 것이다.

잊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쉽지 않음에 늘 일기를 쓰고 독서를 한다. 그럼에도 난 인간이기에 실수를 한다. 갑자기 그때가 떠오른다. 엄마가 그러셨다."어떤 일에 있어서 경험은 버릴 것이 없으니 화도 웃음도 과하지 말어라" 이 말씀이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직장인 한 달 용돈 얼마면 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