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접 Sep 19. 2022

인간의 본성은 있는가?/피터싱어

난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다. 사람은 태어났을 때부터 착한 성품을 타고날까, 아니면 악의 성품을 타고날까? 아니면 환경에 따라 성품은 바뀔 수 있을까? 이 의문은 그러니까 꿀꿀이 슈퍼집을 나오면서 가지게 되었다.


내가 살았던 꿀꿀이 슈퍼집은 13년을 살았다. 그곳에서는 난 성선설이었다. 없는 살림에 서로 위로하고 나눠먹고 눈감아 주고 그렇게 인간적으로 살았으니까 그래서 '아 사람은 착하구나' 하고 살았으니까, 그런데 꿀꿀이 슈퍼를 지나고 빌라로 이사를 가면서 우리 집은 박살이 났다.


 아빠의 연대보증 때문이었다. 마음 좋은 아빠는 줄줄이 보증을 서주었고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보증에서 좋은 먹잇감이었다. 결국 난 사람은 악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난 그래서 아빠에게 "아빠 그 사람들은 왜 그래?"라고 물으면 아빠는 "사람이 속이나 돈이 사람을 속이지"라고 한숨을 쉬셨다. 그 빚을 갚는데 10년 정도 걸렸다. 그렇게 우리 집은 본의 아니게 힘들게 살았고 난 그 사람들을 원망하며 사람은 성악설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내가 공부를 하면서 사람에게는 성무 선악설이라는 환경에 따라 성품이 바뀔 수 있다는 논리를 배우면서 생각을 하는데 이건 잠시 보류하겠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봉사'라는 단어를 놓고 의견에 갈림길에 놓인다. 친구는 봉사는 순수의 의미이다라는 의견이고 난 '봉사' 도 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하는 일종의 자신을 위로하는 형식이 숨어있다는 라는 논리를 펼쳤다. 친구는 내게 인간에 대해 너무 기대가 없다며 도리질을 쳤고 속으로 내가 너무 인간에 대해서 실망감을 갖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대학을 가서 읽은 책 작가 피터 싱어, < 다윈주의 좌파/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은 있는가?>를 며칠 전 다시 완독 했다. 사실 난 굉장히 묵직한 이 질문 앞에서 결론을 보고 싶어서 <빈 서판>을 먼저 쓰려고 했으나 이 책을 먼저 쓴 것은 순서가 논쟁을 적고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가지를 적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작가 피터 싱어는 실천윤리학의 거장이자 동물 해방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는 대학교수로 활동 중이며 공리주의에 바탕을 둔 윤리체계를 정립하여 빈곤과 기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다원 주위 좌파>는 좌파가 진화적 인간 본성을 무시해온 것을 비판하고 다윈주의를 토대로 좌파적 사고를 재구성하려는 야심 찬 시도를 하려고 쓴 책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좌파적 성격이 아니라 마르크스의 좌파의 이론적 기초를 극복한 다윈주의 좌파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우파적 다원주의란 피터 싱어는 좌도 우도 아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껏 다원주의를 적극 받아들여온 것은 우파였다. 피터 싱어에 의하면 다원주의적 생존경쟁이 무한경쟁이 되면서 우파는 우파대로 다원주의를 무한 경쟁의 논리로 정당화시켜주었다고 이해했고 좌파는 다원주의를 배격했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 인간사회 및 동물 사회에 존재하는 협조적 성향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했다.


이와 관련하여 나온 것이 적자생존이며 적자생존을 처음 언급한 것이 <종의 기원> 제5판서였고 다시 허퍼트 스펜서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럼 경쟁이란 끊임없이 환경에 영향을 받을까? 진화 경제학에 따르면 현실에는 다중 균형이 상황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여기에 양의 되먹임에 의한 경로 의존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최 종적으로는 항상 더 효율적인 것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피터 싱어에게 인간이 본성적으로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곧 이기성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호혜성 가설을 받아들여 인간이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협조를 할 능력이 있고 진화적으로도 합리화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점에 관해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아주 좋은 소재이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명제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 유전자의 담지체인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말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하는 것은 적자생존의 문제이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해서 인간이 이기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피터 싱어는 우리에게 숙제를 던져주었다. 적응에는 두 개의 적응이 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힘, 그리고 그 개체들 사이에서 환경을 변화시키는 힘 이들은 언제나 반작용을 하며 존재하며 문화를 이룬다. 그리고 틈새라는 공간을 만든다. 인간사회에서 만드는 이타적인 행동들이 결국은 이타적인 행동들이 본성의 발현이 홉스와는 달리 평등의 제도하에 본성은 진화한다는 것이다. 자연선택으로 인간이 변화할 것인가 아니면 피땀 어린 노력으로 변화할 것인가 이것이 피터 싱어가 우리에게 던져 준 숙제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설 <파친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