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접 Aug 09. 2023

가족 같은 직장은 없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우리는 가족 같은 회사라고. 난 이런 말을 들으면 두 가지를 생각한다. 첫 번째는 가족 같은 회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시험과 면접으로 회사에 적합성을 두고 들어 온 사람인데 어떻게 가족 같은 사람일 수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은 가족이라 해도 헤어져 지내고 혹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는 정말 안타까운 가족인 경우도 있으니 가족 같은 회사 그러니까 매일 얼굴 보며 지내는 가족 같은 회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회사를 입사하고 내가 정말 많이 들은 말은 회사에 충실하고 자신이 할 수 없으면 무조건 물어서 자기 계발에 힘써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괜히 한 번 듣고 "알겠습니다" 하고 지나치면 나중에 두 번 세 번 물어서 혼나고 신뢰성을 떨어지는 사람으로 낙인 받지 말고 모르면 무조건 물어서 다니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기에 욕먹을 때까지 물었다. 그렇게 한 4년 정도 되었을 때 고비가 왔고 , 다들 "이때가 고비야 , 야 참아"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그 자리는 재미도 없었지만 그리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나날이 많이 들었고 내 말은 하소연이나 가십으로 넘겨져서 그냥 혼자서 읊조리는 사람으로 치부되어서 사표를 쓰고 다시 이직을 준비했다.


이직을 하면서 한 가지만 보기로 했다. 내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항상 이게 고민이었다. 나이는 있고 이직을 하면 시험이나 면접을 봐야 하는데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 나로서는 몇 번을 하기는 싫어서 한다면 한 두 번에서 끝내자는 생각에 고심에 고심을 하고 이직을 결정한 다음 이곳이 내 마지막 종착지라는 생각으로 이직을 했다.

그리고 난 한 번 휴직을 결정하고 끝내는 내가 스스로 복직을 신청했다. 개미처럼 일하는 게 몸에 배어 있어서 노는 것도 그리 편하지 않아서 휴직 기간도 다 채우지 못하고 복직을 신청하고 돌아오니 팀원들은 반갑다고 인사를 해주었지만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3초도 안 돼서 나 자신을 후회했다. 노는 것도 놀아 본 사람이 안다고 나와 같이 휴직을 신청한 동료는 꽉 채워서 그렇게 왔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가족 같은 직장이 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남은 남이다. 일은 많고 해야 할 할당량은 정해져 있으니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는 것은 결국은 내 노력과 성실성에 금이 가는 일이다. 사회에서 그만큼 일을 해봤으면 알아서 해야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곳에서 나 스스로 입증을 해야 하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통이나 감기 등 아프면 반차를 쓰거나 월차를 써도 되지만 그것도 눈치가 보이고 동료들은 나눠서 일을 하자고 하지만 그네들도 바쁜 건 알기에 결국은 내가 아파도 남아서 다 해야 하는 일이다.


점심을 먹으며 주말에 있었던 일들을 풀어놓으며 잠시 긴장을 풀면서 이야기를 하면 스치듯 미소를 보이며 그랬구나,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을 하고 각자 일이 끝나면 칼 같이 퇴근을 한다. 직장이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그러니 각자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며칠 전 감기가 심해서 내 몫에 일을 다 하지 못했다. 옆자리 동료는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어차피 내가 검수 검열을 해야 하는 일이니 내 몫이다.

결국 가족 같은 회사는 이중적인 장치인 듯하여 그날은 씁쓸했다.

모든 직장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왜 직장마다 이런 말을 할까? "우리는 가족 같은 회사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수정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