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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Mar 03. 2022

인생이 힘들 때 선배가 들려준 감동적인 조언

그때의 난 엄청 힘들어했다. 번아웃이 인생에 번아웃이었다. 사는 게 숨이 막혔다. 그래서 그냥 눈을 감으면 내일이라는 단어가 없었으면 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무거운 짐이 되어서 즐길 수 없었다. 그래서 누가 나이가 몇이냐고 물으면 숨기고 싶었다. 내가 공자가 말하는 나이로 보면 대충은 책임을 져야 할 나이인데 적어도 난 준비가 전혀 안됐다. 그래서 불안한 나날을 이어가던 중 ,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술 한잔 하자는 연락이었다.

고민을 했다. 술을 한잔하면 한풀이를 할 것 같아서.

그렇지만 오랜만에 연락 온 선배에게 거절을 하기는 너무 미안해서, 어렵게 약속을 잡고 우리는 횟집에서 매운탕을 시켜놓고 간단한 소주를 기울였다.



선배는 여전히 바빴다. 

"어떻게 지내세요?"

선배는 "여전히 바쁘고.. 휴. 모르겠다. 이번 하반기까지는 여전히 힘들 것 같다."

"그렇구나.."

"넌 어째 얼굴이 그렇냐?"

"저요?"

선배는 "그래, 얼굴이 뭔 근심을 다 가져갔어"

쓴 소주를 한 잔 하며 나에게 물었다.

"선배 나이 들면 좀 편할 줄 알았는데 더 힘든 건 뭔지 모르겠네요?"

선배는"글쎄 나이가 든다고 뭐 특별나게 달라지는 건 없어, 그런데 이건 있지. 항상 내가 나이를 생각하지는 않는데 기쁨도 슬픔도 무뎌지니까 내가 좀 편해지지"

그런가?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난 다시 질문을 했다.


"그래요? 난 아직 멀었나 봐요, 그냥 일희일비까지는 아닌데 요즘 번아웃이네요"

"그럴 수 있지, 문제가 뭐니?"

한숨을 쉬고 말했다.

"나잇값을 하고 있나?"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이가 안 드는 방법 알려줄까?"

"그런 방법도 있어요?"

선배는"있지"

나에게 콸콸 소주를 따라주더니 "마셔라"



난 가볍게 한 잔을 마셨고 "있잖아, 네가 왜 사는지 생각을 끝없이 질문하고 질문해봐, 그럼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무슨 뜬금포인가 싶지. 그런데 그래, 왜!! 이게 중요해. 왜 사는가? "

난 "그래요?"

"응"

"왜 사는가에 늘 중점을 둬"

선배는 "나도 네 나이 때는 힘들었지, 그래서 생각을 하다가 왜? 살까 내가.. 하다가 이렇게 살다 보니 좀 가볍게 살게 되었어. 이유가 있어야 좀 살겠더라고. "

난 "네"

그렇게 술자리는 3시간을 넘어서 자리를 정리하는데 선배는 "너무 걱정 말아라, 시간은 흐르고 너도 진지하게 살고 싶어서 겪는 나잇값이려니 해라."

"네"


어깨를 툭툭 쳐주며 가는 선배를 뒤로 하고 선배는 끝까지 '왜'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라는 설명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그래야 늙지 않고 살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지금의 난 선배의 말처럼 왜, 를 두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 난 먹을 때도 왜를 두고 생각한다.

좀 늙어도 이유를 알고 늙어보자!!


by-몽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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