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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Nov 06. 2023

집보다 직장이 더 편한 파워 J

제목 그대로이다. 난 파워 J이다. 요즘 일복이 터져서 하반기 콘퍼런스부터 해외 출장까지 겹쳐서 룰루랄라 할 수 없어서 지난주 토요일은 덕수궁 돌담길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일을 못하면 다음 동료에게 민폐가 되기 때문에 항상 금요일을 나에게 마음에 시험을 두게 한다. 


집에 가져가서 일을 하던가 아니면 직장에 나와서 일을 하던가, 사실 이렇다. 노트북에 다 담아서 가서 일을 하면 집에서 일을 한다고 해서 다를 바는 없다. 별다방에서 차 한잔 시켜서 일을 하면 눈알이 빠지게 일을 해서 종일 앉아서 사람구경 못 하고 일을 하면 된다. 


그런데 직장에 나와서 일을 하면 아무도 없는 적막함을 나 자신과 싸우면서 일을 한다. 그래서 그런가, 수많은 유혹이 없는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게 편하다는 판단에 최근에는 직장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판단이 서서 나에게는 월화수목금금이다. 주말에는 쉬워야지,라는 말을 하지만 결국은 일을 하는 형태가 되어서 끝에는 "아 끝났다" 하고 두 팔을 뻗어서 나 자신에게 '그래 이렇게 끝내야 잠을 잘 것 같아' 하고 책상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이 되면 동료는 "설마 주말에 나왔어?"라고 물으면 난 웃으며 "전 집보다 여기서 일하면 더 빨라서"라고 말하면 "자기는 성격이 너무 빨아서 그런 거 아닐까, 아니 담주면 되는데 일부러 빨리하고 성격을 느긋하게" 하고 말을 하고 그럼 난 "그게 쉽지 않네요"라고 말을 하면 동료는 "그거 알아 , 난 주말이 끝날 때면 이 책상에 앉아야 한다는 그 압박감에 책상은 보기도 싫어" 하면서 웃는다. 나도 같이 웃으며 차를 마시며 주말에 해야 할 일을 주고받으며 일상을 나눈다.


언제부터였을까? 처음에 대기업을 입사하고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처음에 야근은 내가 못하기도 했고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강박감에 했다. 그래서 다음날 동료들은 "그렇게 해도 결과는 같거든" 이란 표현은 나를 좌절하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꾸준히 야근을 했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결과를 보고서 나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결과에 끝까지 남아서 일을 했다. 그 굳은살이 붙어서 야근은 당연하게 했고 그게 결국은 지금 이직한 이곳에서도 다르지 않게 하고 있다. 여기서는 야근은 하라고 하지는 않지만 다 내 성격이다.


철저하게 계획을 하고 그 계획에서 어그러지면 괜히 마음이 복잡해지고 남에게 민폐가 될까 봐 스스로를 힘들게 사는 나로서는 이렇게 사는 게 남들은 그러다 병난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처음에는 나도 좀 풀어지고 싶어서 일을 천천히 했다. 하지만 나는 나, 결국은 지금의 나로 돌아오고서야 마음이 더 편했다. 


그래서 속으로 '너는 너야' 하면서 웃으면서 일을 하고 있고, 사람들은 내가 남들보다 일을 빨리 처리하니 부탁을 간혹 할 때가 있다. 그럼 난 내가 할 수 있으면 부탁이니 같이 일을 할 때도 있다. 부탁을 하는이야 오죽하면 하겠나 싶어서 웃으며 같이 일을 한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살게 된 게 태어나면서부터 이렇게 살게 된 건가, 아니면 생활에 맞춰서 살게 된 건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집 환경이 계획형이었다. 아빠가 신용보증으로 마구 날린 돈으로 우리 집은 정말 철저하게 소비를 하고 저축을 하면서 빚을 탕감하고 살아야 했다. 


말이 라면이지 쌀을 아끼려고 혼분식은 기본이었고 반찬이라고 해봐야 김치가 다였다. 그렇게 어렵게 빚을 다 갚고서 그날은 정말 잔치였다. 엄마 아빠는 눈물을 흘리시며 돼지고기를 구워 먹은 사연이 있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들에게 어떤 일을 하든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서 하고 절대로 남에게 돈을 빌려주지 말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공무원이라는 이름으로 아빠는 정말 많은 대출을 했고 결국은 받지도 못한 돈으로 우리 집은 정말 어려웠다. 엄마는 아빠를 탓하지 않았지만 어려웠던 건 사실이고 철저하게 1원이라도 쓰면 가계부를 쓰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을 한숨을 쉬며 가정을 지켜 나가셨다. 그걸 보고 자란 나는 결국 파워 j로 살게 된 것 같아서 역시 인생은 장점과 단점 모두를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고맙다. 그래서 그럴까, 나도 엄마와 다르지 않게 가계부를 쓰고 있고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어서 순서를 철저하게 계획을 하고 약속을 남발하지 않고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부모님.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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