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있다면 기적을 믿겠습니다

-기적-

by 몽접

이 노래 들으면 생각나는 단어가 '환생' 그리고 '인연'이다. 부처는 시절인연이라고 했다. 그때그때 만나는 인연이 시절인연이니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그럴까 내 인생 단 한 번의 인연이 난 그저 내 마지막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에 다음 생에 사람으로 환생을 한다면 한눈에 당신을 찾아서 내가 가겠다고 다짐을 했다.


내게는 첫사랑이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정의도 모르고 설령 정의가 있었다고 해도 보지도 않고 그렇게 살았다. 같이 있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 같이 먹는 게 좋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타인이라는 게 신기했던 시절이었다. 과에 같이 다니는 여자동기는 "아니 남의 학교를 왜 이렇게 자주 오냐?"라고 물었다, 그랬다. 난 우리 학교 남자 친구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냥 뭐랄까 바빴다. 그래서 연애는 남의 나라 언어라고 생각했고 이 친구는 초등학교부터 친구이니 반갑게 인사하고 밥 먹었다.


그렇게 친구로 지내면서 연인으로 3년을 못 채우고 헤어졌다. 난 차였다. 처음 내가 든 감정은 이유가 뭐지? 였고 그다음은 화가 났다. 그리고 마지막은 체념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 집에서는 아예 그 친구 이름을 거론하면 안 된다. 엄마는 처음 반대를 하셨다. 너무 연애를 많이 하는 친구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였는데 다른 이유가 있었고 아빠는 그냥 그저 그러셨다. 딱히 잡을 수 없는 단점과 장점은 나와 가장 친하다는 이유였는데 친구로 지낼 때는 싸울 일이 없었는데 연인으로 지내니 싸우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았기에 그 싸움도 얼마 가지 못했다.


우리에 공통 관심사는 책과 가치관 역사 기타 등등 많았다. 보통 연애를 하면 밥집을 가거나 영화관을 가거나 그러는데 우리는 좀 달랐다. 전시회를 정말 많이 가고 밥도 먹기도 했지만 좀 특별한 맛집 탐방을 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사진을 찍어서 두고두고 회자를 했다. 잘 맞는다고 생각을 했다.

결혼을 하자고 해서 생각에는 봄에는 꽃피는 구경하고 여름에는 시냇물 구경하고 가을에는 도토리 줍고 겨울에는 가마솥에 밥 해 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강원도 산골로 가고 싶었다.

그때 친구에게 말했다. "너 하고 싶은 일 하고 나 하고 싶은 일 하고 적정한 나이에 우리 강원도 폐가 사서 리모델링 해서 살자. 그렇게 단순하게 순박하게 살자"라고 그때 친구는 "그러자"라고 웃으며 내 미래는 단순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삶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삶은 오래가지 못했으며 난 결국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잃었고 지금은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은 힘들듯 하여 마음을 비웠다.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아직도 인연이라는 게 남아 있다면 그때는 헤어지지 말고 같이 살자고 그때는 한눈에 서로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말이다.

이전 02화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