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접 Jul 30. 2024

정해진 답을 가진 상사는 왜 우리를 불렀을까?

직장인의 비애.

요즘 프로젝트로 연일 바쁘다. 그런데 한 가지 , 돌멩이가 생겼다. 그럼 사람들은 그 돌멩이 치우면 되는 거 아닌가 할 것이다. 그러지 못한다. 사수다. 처음 팀원으로 발표가 되었을 때부터 어쩌면..이라는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난 사람이 시간도 변했고 그때가 언제야라는 마음으로 잘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처음부터 시작이 좋지 않았다. 긴급건이라고 단톡방에 의견을 제시하고서는 사람들이 거기에 의견을 달면 답은 하나다. 자신의 의견이 그냥 답이다. 그럼 왜 질문을 했을까? 생각을 하면 우리 팀원 중에서 한 명도 그냥 이 프로젝트 날로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다들 하반기 첫 프로젝트니 잘해보자고 커피로 수혈로 하는데 정말이지 답이 안 나온다. 


지난주였다. 결국은 터질 것이 터졌다. 일단 앉은자리부터 시작이었다. 5명이 앉은자리에서 무엇이 기분이 나빴는지, u직원에게 "아니 그렇게 앉으면 우리 목소리가 들리는가?" 황당하다. 커피숍도 아니고 일터에서 오목하게 원형으로 된 원탁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그 이후 "그러지 말고 내가 생각한 자리 배치가 있어요, 이렇게 하지" 하면서 자리 배치도를 내밀었다. 다들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싸워 봐야 좋지 않아서 "그래요 이렇게 하죠"라고 시작했다. 그리고 일을 하는 중간에 o직원이 노트북을 쓰는데 갑자기 사수는 "아니 노트북이 그렇게 작아서 일이 되나?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볼 때마다 눈에 거슬려. " 참고로 o직원은 이번에 처음으로 들어온 팀원이다. 얼굴이 붉어진 o직원은 "저는 이게 편해서요"라고 말하자 말을 자르면서 사수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불편하다고" 라면서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자 옆에 있던 p직원이 "우리 그럼 커피를 좀 마실까요?"라고 했다. 그러자 사수는 "지금 일이 얼마나 남았는데 무슨 커피. 그리고 난 이 시간대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 그리고 다들 아껴야지 무슨 커피" 라며 묵살했다. 말한 사람은 그렇게 아무 일이 아닌 것처럼 해야 했다. 나는 결국 내심 폭발을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일 후반부를 달리는데 내 의견이 나왔다. "이건 뒤쪽으로 하고 앞에 건 다시 번역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수는 "내가 그걸 몰라, 아니 이 일 한두 번 해. 그냥 싹 바꿔서 그냥 다시 해요. 나는 이런 사람들이 답답해. 보면 답이 나오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돌아가지. " 이젠 이렇게 되자 다들 뭐라고 한 마디씩 할 차례이다.


그때였다. 정말 조용한 p 직원이 "저 여기서 빠지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면 다 킬이고 저 못하겠어요. 정말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살벌해지자 사수는 "내가 이런 이야기를 왜 들어야 하지?" 라며 음성을 높였고 지지 않고 p는 "정해진 답이 있는데 그럼 우리를 왜 부르셨고 저희는 왜 이런 걸 해야 하는지 납득되는 설명을 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때 사수는 "내가 답이야" 라며 서류뭉치를 내려치며 나갔다.


다들 한 마디씩 했다. 그리고 이번주 우리 팀은 해체됐다. 그래, 차라리 이게 낳았다. 서로 얼굴을 붉히며 일을 하느니 안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일을 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져서 너무 힘들었다.

눈물이 나기도 했고 순간순간을 넘긴다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차라리 다른 팀에게 넘기는 게 미안하지만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늑대를 피하고 나니 호랑이를 만났다. 이번에는 하반기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를 만났다.

다행인 건 그전에 일하던 그 사수만 빼고 우리 팀이 연결이 되어서 벌써부터 으쌰으쌰 이다.


사람이 이렇다. 그냥 서로 이해해 주고 웃으면 되는 일을 그렇게 고압적인 자세를 취해야 했을까 싶다.

이외에도 더 많은 사건들이 있어서 우리 팀은 폭발이 되었고 결국은 파멸이 되었지만 지금은 차라리 차선을 선택했으니 더 좋은 결과를 받아들였다.


나도 생각을 한다. 혹시나 내가 말하는 발언들이 타인에게 혹시나 상처가 되는 건 아닌지. 이번 사건을 통해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늘 반성하고 돌아보지만 부족한 것이 인간이기에 나부터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이너스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