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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by 몽접

어릴 때부터 들었던 "너답게 살아라"

처음에는 정말 좋았다. 나에게 있는 개성으로 살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무섭다.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이제는 이 물음에 답을 하기가 어렵다.


나다운 게 처음 초등학교 때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인권변호사, 책을 읽었는데 주인공이 인권 변호사였는데 사회를 위해서 보탬이 되고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서 나는 6년 내내 초등학교 설문지에 되고 싶은 장래희망에 인권변호사라고 적었다. 하지만 중학교를 가서는 국문과를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고 잡지를 발행했다. 내가 만든 잡지의 이름은 '나는 문학이로소이다' 그렇다. 나스메소세끼 작가의 작품을 살짝 변형해서 만들어서 집에서 받아보는 신문과 잡지를 뜯어 붙여서 난 책으로 만들어 잡지를 만들었고 애들에게 자랑을 하면서 정말 지금 생각하면 너무 창피하고 그냥 내가 세상에 중심이었던 시기였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가서는 점점 정점에 이르러 나는 정말 미친 듯이 책을 읽었고 그때 들었던 너답게 살아라,라는 "너 공부 열심히 하고 아마 넌 공부를 하지 않으면 힘들 테니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라" 담임 선생님께서 하신 이 말씀이 너무 무거워서 "저 공부 싫어하는데요"라고 말을 하니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니 너는 정말 폭이 넓어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냥 학자로 살아라, 변방의 학자" 그렇게 졸업을 하고 나는 대학에서도 그 흔한 소개팅 미팅도 하지 않고 정말 고지식하게 살았다. 대학에서는 공부를 하려고 왔지 놀려고 온 게 아니라고 나 혼자서 이야기하면서 누가 봐도 난 좀비였다. 그래 난 그때 좀비라는 별명을 지녔다.


지금, "자기답게 살아"

나는 이게 무거워서 물었다.

"저 다운게 뭘까요?"

상대는 "자기는 자기 일에 완벽해야 하는 완벽형이고 그리고... 별로 남 이야기도 안 하고 그렇잖아.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어 그래. 꼭 음료수. 1+1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물어보잖아. 드시겠냐고. 나는 그냥 다 먹는데.ㅋㅋㅋ"

난 " 저도 아르바이트 한 경험이 있어서요. 그래서 그랬어요."

이때 옆자리 동료는 "그게 쉽지 않죠"

난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간 듯해서 "민망하네요.. 다들... 그런데.."

이렇게 마무리된 이야기...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생각해 보건대 난 정말 바쁘게 살았다.

그래서 쉬어야지 쉬어야지 하면서도 쉬어본 적이 있었던가 싶고

쉰다곤 하면서도 쉬면서도 다른 것들을 하고 있으니 쉰 게 아니고

그래서 그런가 이제 번아웃이 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 번아웃, 나다운 게 맞다면 지금 번아웃 이숙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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