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강자가 다수 약자를 지배하는 방식
'날아오른다'는 구절을 보면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를 연상하는가? 자유로운 모습,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 꿈을 이루거나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을 떠오른다. 이유는 많은 창작물과 매체에서 날아오르는 모습과 날개를 그런 존재에게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비에서는 어떨까? 오늘은 밤비에 나오는 날아오를 때 벌어진 모습을 말하겠다.
다른 건 다 하더라도, 날면 안 돼.
인간을 피해 집을 버리고 도망치고 숨는 동물들. 동물은 인간이 다가오면 다른 건 해도 되지만 절대 나는 건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경고를 무시하고 날아오른 새는 총에 맞고 사망한다. 밤비도 숲에서 도망칠 때 바위에서 점프하며 잠깐 하늘을 날던 순간 총에 맞는다. 영화에서 난다는 건 총에 맞는다는 의미이며 다치거나 죽음, 즉 비극을 보여준다.
새와 밤비 둘 다 날아오르자 총에 맞았다. 뛰거나 앉아있을 때는 인간에게 발각되지 않아 괜찮지만 하늘을 나는 순간 쉽게 눈에 띄어 총에 맞는다. 결국 동물은 하늘을 날면 총에 맞기에 날개를 펼치지 않고 바닥에 숨는다. 자신이 가진 본질을 행하지 못하고 억압받는 모습이다. 난다는 자유를 상징한다. 하늘을 날며 자신이 가진 한계와 능력을 사용한다. 여러 작품에도 자기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고 목표에 다가가는 모습을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게 표현한다. 하지만 자유를 행하는 생명은 눈에 띄어 비극을 맞이한다.
해당 모습은 역사에서 강자가 약자를 억압할 때 하는 방법이다. 소수로 구성한 강자가 다수로 이루어진 약자를 지배하기 위해 뺏은 건 약자가 누리는 자유다. 자유란 개인이 가진 의견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행위다. 약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퍼트리면 강자는 자신이 가진 권력이 위험해질까 봐 약자가 가진 자유를 억압한다. 억압 방법은 무력과 선동, 법 개정과 권력 강화다. 무력을 통해 약자를 다치게 하고 목숨을 빼앗는다. 약자는 항의하지만 강력한 권력과 강자에게 유리하게 개선한 법은 항의를 묵살하고 더 많은 약자를 죽이거나 억압한다.
이를 보고 듣게 된 약자는 다른 약자에게 '강자에게 거스리는 행동을 해선 안된다' 말하며 활동을 억제한다. 강자는 약자에게 자유를 행하는 순간 목숨이 위협받는다는 공포를 심고 약자를 억압한 행동은 정당하며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기에 처리했다는 식으로 합리화해 선동한다. 추가로 강자가 약자를 이간질하면 약자끼리 분열해서 강자가 어떤 불합리한 행위를 해도 그걸 옹호하고 변호하기에 약자는 더욱 강자에게 억압받으며 살아간다. 권력은 강화되고 격차는 벌어진다. 강자는 이런 방법을 사용해 약자를 지배했고 약자는 자유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며 움츠린다.
젊은 날의 의무는 부패에 맞서는 것이다.
-커트 코베인-
소수 강자가 다수로 이루어진 약자를 지배할 때 자유를 뺏는 행위는 흔하다. 소수 vs 다수라는 수적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자신이 가진 권력을 지키는데 유용하다. 물론 영화에서 나오는 구조는 인간이 동물에게 행하기에 사회 구조가 아니고 자연도 아닌 전혀 다른 공포를 보여준다. 인간은 눈에 띄는 동물을 쏴 죽이고 동물은 자유가 제한된다. 사냥하고 숲을 태우며 터전을 박살 낸다. 결국 약자로 구성한 다수 동물은 소수 강자인 인간을 피해 목숨을 부지하고 인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숲에 살아간다.
많은 사람이 영화 밤비가 해피엔딩이라 생각한다. 목숨을 부지한 게 해피엔딩이라면 맞지만 시간문제다. 언제 인간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으며 하루를 연명한다. 해결은 없다. 잠시 지나갔을 뿐이다. 다수 약자는 지금 소수 강자가 가만히 있어준다는 안도감을 가지며 긴장 속에 살아간다. 영화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한 존재는 수많은 동물을 죽이고 숲을 불태워도 아무런 후폭풍과 처벌, 두려움 없이 하고 싶은 걸 행하는 소수 강자인 사냥꾼뿐이다. 방금 문장을 읽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가? 끔찍할 정도로 현실과 비슷한가? 아니면 그저 옛날 만화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인가?
오늘은 밤비를 통해 소수 강자가 다수 약자를 지배한 방식이 무엇이고 어떤 구조와 흐름을 가졌는지 설명했다. 부디 오늘 이야기가 영화를 더 폭넓게 보는데 도움 되었길 바라며 글 마치겠다. 다음에도 밤비 관련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