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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해 아빠라면 피해야 하는 부모 모습

디즈니가 밤비로 우리에게 전하려 한 마지막 이야기

by 김조닉

영화 밤비는 주인공 아빠나 주인공 친구를 제외하고 아빠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 오늘 영화도 덤보처럼 모성애를 강조한 영화인가? 그건 아니다. 디즈니는 가족애를 강조했다. 왜 가족애를 강조한 영화지만 아빠가 등장하지 않는지를 설명하면서 밤비 이야기를 마무리하겠다.




모성애를 강조하는 영화?


밤비를 보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아이는 전부 엄마가 키운다. 아빠가 없진 않다. 밤비처럼 엄마가 사망한 경우 거나 특이 케이스 아니면 아빠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빠가 육아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쿵쾅이(주인공 친구)는 아빠가 편식하지 말라 했다고 말한다. 같이 육아한다는 건데 아빠가 안 나온다. 자연에 두 가지 가족이 있다. 하나는 많은 자연 생태계에 하듯 수컷이 번식만 하고 암컷을 두고 떠나는 경우 거나, 사람처럼 아빠는 밖에 나가서 식량 (인간으로 치면 돈 같은 자원)을 구해오느라 육아는 엄마가 하는 경우다. 지금부터 두 가지 가족을 설명하겠다.



수컷이 번식만 하고 떠나는 경우


자연 생태계에서 흔한 현상이다. 강한 개체이며 집단 생활 하지 않는 종일수록 많이 나타난다. 예시로 호랑이는 강한 수컷이 영역을 확장하고 후손을 많이 남기는 걸 목표로 한다. 영역과 힘으로 암컷에게 자신이 강하다는 걸 증명하면 암컷은 강한 수컷 유전자를 받는다. 암컷은 자기 새끼가 오래 생존하길 원하니 생존에 유리한 강한 수컷 유전자를 원한다. 번식이 끝나면 수컷은 떠난다. 계속 자기 유전자를 퍼트려야 하니까. 암컷은 혼자서 육아를 한다. 임신하고 새끼지만 호랑이라는 강한 종에게 생존 문제는 없다. 호랑이와 같은 영역을 공유하는 동물은 사슴, 늑대, 곰, 그 외 약한 피식자 정도인데 이들은 호랑이 상대가 안 되고 곰과 목숨 걸고 싸울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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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밖에 나가서 경제 활동을 하는 경우


물론 모든 동물이 호랑이처럼 행동하진 않는다. 많은 초식 동물은 수컷도 육아한다. 수컷과 암컷 둘 다 자기 후손이 생존하길 원하는데 종이 약한 어린 개체는 생존이 힘들어 수컷이 바로 떠나진 않고 같이 육아한다. 그래서 초식동물일수록 집단생활을 이룬다. 자신뿐 아니라 새끼 생존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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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의문이 든다. 왜 사자와 늑대는 집단생활을 하고 수컷도 같이 육아를 할까? 종 자체가 강하며 육식동물이지 않은가? 이유는 간단하다. 사자는 상위포식자가 맞지만 사자가 사는 아프리카는 사자를 위협하는 동물이 많다. 사자와 1:1로 싸우는 게 가능한 동물이 악어, 코끼리, 코뿔소, 하마, 기린 등이 있고 사자를 위협하는 동물도 집단생활을 한다. 라이벌인 하이에나는 사자 새끼를 집요하게 노려 새끼 생존율이 낮아 육아에 신경 써야 한다.


늑대도 똑같다. 늑대는 곰과 호랑이, 엘크와 무스처럼 대형 사슴과 같은 영역에서 생활한다. 때문에 공동체 생활을 하고 같이 아이를 돌본다. 자기가 속한 영역에서 강한 개체면 집단생활이나 육아를 같이 하지 않지만, 속한 영역에서 약하거나 적수가 있으면 집단 생활하고 같이 육아한다. 초식, 육식은 상관없다. 지상 최강 동물인 코끼리는 왜 집단생활 하냐고 의아할 텐데 애초에 코끼리 집단은 암컷으로 이루어진다. 수컷은 번식만 하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처음 소개한 호랑이와 같은 부류다. 때문에 경험과 지혜가 많은 할머니 코끼리가 그룹 리더를 맡는다. (모든 수컷이 떠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해당한다.) 추가로 코끼리도 두려워하는 동물이 있다. 바로 인간이다. 코끼리는 인간을 두려워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집단생활을 한다. 증거는 아프리카에 스피커로 사람 목소리 음성을 틀면 동물이 도망치는 영상으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fLpQiiUv3As


이 외에도 코끼리가 새끼일 때는 사자, 하이에나 같은 포식자에게 사냥받는 경우가 많아 새끼를 지키기 위해 집단생활을 한다. 포식자 입장에서 시간이 지나면 자기를 밟아 죽이는 게 가능한 강자를 미리 제거하는 게 이득이니까. 새끼 코끼리는 악어에게 코를 물려 코가 잘리는 경우도 많다. 어린 개체에게 아프리카라는 야생은 위험하기에 지상 최강 동물인 코끼리도 무리 생활을 이룬다.



당시 문명사회에서 가족 모습


앞서 설명한 가족은 냉혹한 자연을 묘사한 가족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가족은 따뜻한 자연과 인간 사회 가정을 묘사한다. 아빠는 밖에 나가서 돈을 벌고 육아는 엄마가 도맡아 하던 당시 가정 모습을 디즈니는 동물 가족으로 표현했다. 암수가 같이 육아를 하면 아빠가 먹이를 구해오고 어미는 새끼를 지키며 젖을 먹인다. (물론 사자는 아빠가 새끼를 지키고 어미가 먹이를 구한다.)


밤비에서 엄마가 육아하고 아빠는 숲을 지키는 왕이기에 직책에 따른 경제 활동을 한다. 엄마를 잃고 나서야 아빠가 등장한다. 해당 장면이 흥미로운 이유는 당시 시대 모습 때문이다. 밤비 제작기간은 제2차 세계대전이면서 경제 대공황시기다. 많은 남성, 특히 가장은 군대에 지원하거나 밖에 나가서 돈을 버느라 집에 없었다. 육아는 아내 혼자 도맡아 했다. 디즈니는 이런 당시 시대상 모습을 영화에 담았다. 월트 디즈니는 캐릭터나 만화로 시대상을 보여주는 재능이 뛰어났다.


완벽한 부모가 좋은 부모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다.

아빠는 경제 활동 때문에 아이와 놀아주지 못하고 추억도 없다. 아이와 아빠는 서로 어색해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돼서야 육아를 같이 한다. 엄마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밤비는 성체가 될 때까지 아빠와 대화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어떤가? 여러분 가정도 경제 활동 때문에 아이와 소홀히 한 경험이 있는가? 디즈니는 밤비로 해당 가정을 표현하고 부모에게 질문한다. 여러분은 얼마나 가정에 충실하냐고. 밤비는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과 문명이 주는 냉혹함을 표현하는 영화지만 디즈니는 여기에 가족애를 넣어 애절함과 따뜻함을 담아냈다.




오늘은 밤비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본질을 설명했다. 내용이 유익하고 영화를 폭넓게 보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글 마친다. 이걸로 밤비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다음부터는 신데렐라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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