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특허 출원을 그만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실 겁니다. 특허 출원을 많이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텐데, 변리사가 왜 나서서 하지 말라고 할까요?
오늘은 기술특례상장평가를 위한 특허 전략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기술특례상장평가를 직접 수행했던 전문가들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상장인 만큼 전문위원으로 수년간 상장평가를 총괄했던 전문위원들에게 컨설팅을 받아보세요.
기술특례상장과 특허 개수는 무관하다
기술특례상장평가는 기술성, 권리성, 시장성 평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권리성 파트에서 기업이 가진 특허, 상표, 디자인, 저작권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특허의 어떤 부분을 통해 상장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특허의 정량적, 정성적 평가를 통해 관련 항목의 점수가 결정됩니다. 특허의 정량적인 개수를 평가하는 항목이 하나가 있고, 특허의 정성적인 내용은 기술의 차별성, 기술의 모방난이도 항목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여기서 많은 오해가 발생하는데요. 특허의 정량적인 개수로 한 항목의 점수가 결정되니까 특허 개수를 늘리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십니다. 이와 같은 잘못된 정보로 기업들이 개수 늘리기의 특허 출원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출원 내역을 볼 때마다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량적인 개수로 한 항목의 점수가 결정되는 것은 맞습니다만, 특허, 상표, 디자인, 저작권 등 모든 지식재산권의 개수를 종합해서 해당 항목의 점수가 결정되는 것이고, 해당 항목의 최고점을 받을 수 있는 특허 개수의 허들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즉, 특허권 항목 평가를 위해서 몇십 개의 특허 출원을 기계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기업들의 상장평가를 진행하다 보면 상장평가 직전에 수십 건의 특허 출원을 진행한 경우를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공개도 되지 않은 특허 출원 명세서를 심사위원들에게 들이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출원만 진행된 개수 늘리기의 특허 출원은 아쉽게도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그래서 저는 보통 컨설팅 기업들에게 굳이 몇십 개씩 쥐어짜내듯 한 특허 출원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특허 출원은 필요하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특허 출원이 필요하다니, 위에서 말한 것과 다르지 않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은 개수를 늘리기 위한 기계적인 출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고, 여기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권리 보호를 위한 특허 확보는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허 평가는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 정량적인 평가와 정성적인 평가. 정량적인 항목의 최고점은 허들이 낮기 때문에 최고점을 받는 것이 매우 쉽습니다. 따라서, 저는 기업들에게 정성적인 평가에 집중하실 것을 강조 드립니다. 정성적인 평가라고 하면 모호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예시를 몇 가지 들어 드리겠습니다.
# 1.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미국에서의 권리 보호는?
특허권에 대한 평가 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권리 확보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입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한국에서만 특허권을 확보하시면 됩니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지도 않는데 미국에서 갑자기 특허 소송이 벌어질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고 향후에도 해외 사업은 할 가능성이 별로 없는 회사가 비싼 돈을 들여 해외에서 특허권을 확보하는 것은 상장평가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외 사업을 현재 하고 있거나 할 계획이 있는 회사라면 해외에서의 권리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에 본사가 있는 기업이 독일의 병원에 기기를 판매하고, 미국의 대학교에도 기기를 판매한다면, 독일과 미국에서도 핵심적인 특허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특허권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죠. 만약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해외 국가에 권리 확보를 하지 못했다면 이는 곧 사업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평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2. 경쟁사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한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
특허 출원을 진행하실 때 첫 번째로 고려하실 것이 기업의 핵심적인 기술 보호이고, 두 번째로 고려하실 것이 경쟁사 포트폴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입니다. 첫 번째는 대부분 알고 계시는데, 두 번째는 간과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특례상장평가 직전에 수십 건의 특허 출원을 진행하신 기업들에게 어떤 전략으로 출원을 진행했는지 여쭤보면, 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수십 건의 특허 출원을 진행하면서 자사의 기술, 사업 전략만 고려를 한다는 것은 길에 돈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특허 출원을 대량으로 하지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출원과 등록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쟁사의 사업과 당사 사업 간의 관계, 경쟁사가 보유한 특허와 당사 보유 특허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전략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경우에만 정성적인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즉, 수십 건의 특허 출원보다 명확한 전략을 기반으로 한, 이유가 있는 몇 건의 특허권 확보가 상장평가에는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자 소개 | 정혜윤 변리사
정혜윤 변리사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특례상장평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유수의 투자회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며 수준 높은 해외 딥테크 기술들을 다룬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IT와 BM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 기반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평가 및 지식재산권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