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전통적인 구움 과자마들렌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디저트 과자이다. 갓 구워져 나온 마들렌은 버터의 고소함과 함께 달달한 냄새를 풍긴다. 구운 후 바로 먹으면 겉바속촉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하루 지나면 촉촉한 마들렌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홍차와 어울리는 과자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는순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린다. 소설은 그렇게 주인공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장면에서 '마들렌 효과'라고도 불리는 '프루스트 효과'가 유래되었다. 과거에 맡았던 특정 냄새에자극받아 기억이 떠오르게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사진으로 저장이 가능한 시각이나, 녹음이 가능한 청각과는 달리 후각은 저장이 불가능하다. 그 냄새를 다시 맡을 때만 소환된다. 빵 굽는 냄새, 밥 짓는 냄새, 잔디 깎은 뒤 올라오는 풀 냄새 등 자신에게만특별한 추억과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냄새가 있다.
학교 앞 분식집, 그 떡볶이 냄새였다.
얼마 전 떡볶이를 주문해서 먹었다. 포장을 여는 순간 어릴 적 친구들과의 추억이 소환되었다.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즐겨 먹던 바로 그 떡볶이 냄새였다. 그 냄새와 맛이 날 그 시절로 데리고 갔다.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던 한 친구는 수업시간에 교탁 위에 초콜릿등을 올려놓았었다. 선생님이 자기 이름을 부르기라도 하면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던 아이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학교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었다.짝사랑하던 국어 선생님 이야기에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는 친구를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험을 친 날은 벌게진 얼굴로 답을 맞춰가며 좋아하기도, 속상해하기도 했다. 늘 우리 앞엔익숙한 그 냄새의떡볶이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떡볶이는 다양해지고 있다. 치즈떡볶이,카레 떡볶이,짜장떡볶이, 로제떡볶이 등 많은 종류의 떡볶이가 생겨났지만,나에게 최고의 떡볶이는 마성의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다.
마들렌의 똥배는 귀여운데....
마들렌을 구울 때는 마들렌의 상징이 되어버린 뽈록 솟아오른 예쁜 배꼽을 만들기 위해서 애쓰는 편이다. 배꼽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신경 쓸 부분이 많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반죽을 냉장고에서 적어도 30분 이상 휴지 시킨 후예열된 오븐에서 고온으로 구우면 성공확률이 높다.
예쁘게 봉긋 솟은 배꼽을 보더니아들이 한마디 한다.
"마들렌의 똥배는 너무 귀여운데 울 엄마의 똥배는...."
세상 귀엽게 튀어나온 마들렌의 배꼽 아니 똥배는 상품성도 있어 보이고, 귀엽고 예쁘다고 칭찬도 받는다. 내 똥배도 귀여울 수만 있다면같이 공생하고 싶다. 잠시 스치고 지나갔으면 좋았을 똥배는 언제부터인가 같이 살아가자며 끈질기게 붙어서 안 떨어진다. 건강을 위해서 이만 헤어져야 하지만, 이별이 쉽지가 않다.똥배로 사랑받을 수 있는 마들렌이부러울 뿐이다.
다이어트는 원래 내일부터 하는 거다. 오늘은 똥배 걱정 없이마들렌과커피를 먹으면서 떡볶이 냄새로 인해 그리워진 그 시절의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