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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덕 Sep 28. 2021

마들렌의 귀여운 똥배


기억을 소환하는 '마들렌 효과'


프랑스의 전통적인 구움 과자 마들렌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디저트 과자이다. 갓 구워져 나온 마들렌은 버터의 고소함과 함께 달달한 냄새를 풍긴다. 구운 후 바로 먹으면 겉바속촉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하루 지나면 촉촉한 마들렌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홍차와 어울리는 과자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는 순간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린다. 소설은 그렇게 주인공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장면에'마들렌 효과'라고도 불리는 '프루스트 효과'가 유래되었다. 과거에 맡았던 특정 냄새에 자극받아 기억이 떠오르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사진으로 저장이 가능한 시각이나, 녹음이 가능한 청각과는 달리 후각은 저장이 불가능하다. 그 냄새를 다시 맡을 때만 소환된다. 빵 굽는 냄새, 밥 짓는 냄새, 잔디 깎은 뒤 올라오는 풀 냄새 등 자신에게만 특별한 추억과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냄새가 있다.


학교 앞 분식집, 그 떡볶이 냄새였다.

얼마 전 떡볶이를 주문해서 먹었다. 포장을 여는 순간 어릴 적 친구들과의 추억이 소환되었다.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즐겨 먹던 바로 그 떡볶이 냄새였다. 그 냄새와 맛이 날 그 시절로 데리고 갔다.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던 한 친구는 수업시간에 교탁 위에 초콜릿 등을 올려놓았었다. 선생님이 자기 이름을 부르기라도 하면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던 아이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학교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었다. 짝사랑하던 국어 선생님 이야기에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는 친구를 놀려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험을 친 날은 벌게진 얼굴로 답을 맞춰가며 좋아하기도, 속상해하기도 했다. 늘 우리  익숙한 그 냄새의 떡볶이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떡볶이는 다양해지고 있다. 치즈 떡볶이, 카레 떡볶이, 짜장 떡볶이, 로제 떡볶이 등 많은 종류의 떡볶이가 생겨났지만, 에게 최고의 떡볶이는 마성의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다.


마들렌의 똥배는 귀여운데....


마들렌을 구울 때는 마들렌의 상징이 되어버린 록 솟아오른 예쁜 배꼽을 만들기 위해서 애쓰는 편이다. 배꼽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신경 쓸 부분이 많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반죽을 냉장고에서 적어도 30분 이상 휴지 시킨 후 예열된 오븐에서 고온으로 구우면 성공확률이 높다.  


예쁘게 봉긋 솟은 배꼽을 보더니 아들이 한마디 한다.

"마들렌의 똥배는 너무 귀여운데 울 엄마의 똥배는...."


세상 귀엽게 튀어나온 마들렌의 배꼽 아니 똥배는 상품성도 있어 보이고, 귀엽고 예쁘다고 칭찬도 받는다. 내 똥배도 귀여울 수있다면 같이 공생하고 싶다. 잠시 스치고 지나갔으면 좋았을 똥배는 언제부터인가 같이 살아가자며 끈질기게 붙어서 안 떨어진다. 건강을 위해서 이만 헤어져야 하지만, 이별이 쉽지가 않다. 똥배로 사랑받을 수 있는 마들렌이 부러울 뿐이다.


다이어트는 원래 내일부터 하는 거다. 오늘은 똥배 걱정 없이 마들렌과 커피를 먹으면서 떡볶이 냄새로 인해  그리워진 그 시절의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야겠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들에게는 어떤 냄새가 추억을 소환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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