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되어가는 과정

by jour

'윙~, 탕탕, 쿵쿵'

매일 아침마다 들려오는 소리다.

집 근처에 건물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아침 일찍 공사하는 소리에 저절로 잠이 깬다.


비워야 할 것들을 부숴내느라 연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이어진다. 오후엔 뜯고 부숴낸 것들을 트럭에 모두 담아 이동한다. 며칠간 그러한 작업들이 계속되었다.

이른 아침마다 시끄러운 소리에 늦잠 자는 건 포기해야 한다. 약간 짜증도 나고, 그 덕에 조금 일찍 일어날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어느덧 건물 주변을 철골이 에워싸고 비닐이 씌워졌다. 이제는 처음보다 심한 소음은 조금 덜해졌다.


어느 날 그 근처를 지나는 길이었다.

건물주가 찾아와 작업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중간 점검과 작업 일정을 체크하는 것 같았다. 며칠까지 그 작업은 마무리될 것 같다는 담당자의 말이 들렸다.

어떤 일이든 일의 순서와 일정, 계획이란 게 있게 마련이다. 작업 계획에 따라 하루의 일정들을 일꾼들이 모여 하나씩 이루어 나갈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소음이 예전보다 덜 해졌을 무렵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도 건물을 고치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무언가를 원하고 바라는 만큼 현실은 빨리 변화하지 않는다. 기대만큼 나의 노력이 축적되어야 어떤 결과물들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현재를 잘 정비하지 못한다.

하나씩 하루마다 개선해 나갈 부분을 고치고, 새로운 것들을 들이며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내가 원하는 집이 예쁘게 지어지듯 오늘 하루 하고 싶은 계획에 맞추어 두들기고, 버리고, 새로운 것을 붙여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자 미래에 대한 조바심이 조금 덜해졌다. 빠른 변화가 와주지 않는 것에 대한 욕심을 덜 내고, 그저 오늘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뚱땅거리고 해냈으면 된 거다.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계획과 기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차근차근 내가 바라는 미래를 위해 일련의 기간을 정해보고, 하루마다 무언가를 두들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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