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와 맞먹는 차량 유지비
누구에게나 드림카는 있다
3년 전, 나에게 드림카는 깨끗한 중형 세단이었다
당시 경차를 몰고 있었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좀 적다는 것 외에는 큰 장점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래서 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형 세단을 갖고 싶었는데
당시 부모님의 차가 세단이라 익숙하기도 했고
보편적이고 차분한 이미지가 왠지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금의 차를 구매하게 되었고
드림카를 얻었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내 차가 예쁘고, 좋다
얼마 전 120만원이 가진 게 전부라는 글을 작성했다
생활비로 조금씩 조금씩 지출을 하던 중 반갑게 설날 상여금이 들어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자동차세 연납 고지서도 날아왔다
자동차세를 납부하며
일 년 동안 차를 유지하는데 드는 돈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았다
자동차세 40만원,
자동차, 운전자보험 135만원,
주유비 100만원,
세차 또는 오일교환 등 기타 차량 유지비 15만원,
모두 더하면 290만원으로
매년 300만원 가까이 지출되고 있었다
차를 움직이는 방이라고도 표현한다
집이 아닌 방인 까닭은
차 안이라는 공간에 존재할 수는 있지만 생활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는 에어컨이나 히터가 나오고
노래를 듣거나 따라 부를 수도 있으며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거나
잠시 세워두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작은 방 같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자동차에
월 25만원을 사용하며 내가 얻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가장 큰 강점은 기동력, 나의 다리 역할을 하는 점이다
가고 싶은 곳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고
그리고 또 다른 장점으로는
온전히 혼자인 내가 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사방이 막혀있어 남의 이목에서 벗어나
나의 눈물과 기쁨, 절망과 행복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이
내가 차를 소유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엉뚱한 상상이지만
로또에 당첨된다면 곧장 차 안으로 뛰어들어가야지,라는 생각도 해본 적 있다
내 감정 표출이 적나라하게 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차 안에서 혼자 눈물을 흘린 적이 더 많았다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슬픔이 닥칠 때
직장의 화장실도, 빈 회의실도 충분치 않았다
그렇다고 차마 가족이 있는 집에서 표출할 수는 없었기에
내가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차 안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퇴근 후 집에 올라가기 전, 차 안에서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직장도 가정도 내가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없는 공간이기에
길거리 타인의 시선이나
햇빛, 달빛, 바람조차도 나를 방해할 수 없는 곳인
차 안에서 혼자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닐까
월 25만원, 일 년에 300만원은 내게 큰 금액이다
자동차를 소유하며 이러한 많은 장점이 있지만
중형 세단을 몰며 경제적 부담이 적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올해는 비싼 보험료부터
주유비, 유지비를 점차 줄여서 200~250만원을 목표로 차량 유지비를 맞춰보고 싶다
수입차도 아닌 중형 세단을 드림카라고 하여 크게 공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3년 전 나의 드림카는 바로 이 차였다
그래서 나는 당시 소원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차를 사고 기쁜 마음에 직장 사무실 동료들에게 커피를 샀던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좋아하고, 아끼고 있다
좋아하고 아낀다는 것은 외적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정기적으로 점검을 위해 차량 정비소를 가고
차에서 안이든 밖이든 쓰레기를 버리거나 먼지를 함부로 털지 않으며
감정적으로 운전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차는 자칫 잘못하면 그 자체로 흉기가 될 수 있기에
절대 나의 운전 실력을 자만하지 않으며
핸드폰을 보면서 운전하지 않고
음주나 졸음에는 차를 운행하지 않으며
교통신호를 무시할 만큼 빨리 가지 않는다
조금 느리더라도 조심히 운전하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그만큼 내가 가진 물건 중 차가 가장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내가 위로받는 방이며 나의 다리이고 쉼터라는 이면에는
언제든 작거나 큰 사고를 낼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소중한 존재가 주는 손실을 예상하고 대비해야만
먼 길을 함께,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늙어가며
늙어가는 슬픔에만 젖지 않고
함께할 노후를 계획하듯
나는 나의 드림카와 앞으로 10년은 더 함께하고 싶다
그때쯤이면 나도 올드맨이 되고 내 차도 올드카가 되겠지
그때는 차 안에 내가 흘린 눈물보다
내 차와 함께 쌓은 좋은 추억을
더 많이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