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응원한다
가끔은 열심히 사는 게 지겹다
아등바등 산다는 표현이 떠오를 땐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고 싶기도 하고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과 상관없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진다
매일 가계부를 쓰는 일이 가끔 귀찮을 때가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퇴근하고도
내가 쓴 돈을 1원 단위까지 계산하고
또 그 계산이 맞지 않아 영수증을 다시 세아릴 때면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 나는 내가 갑자기 비명횡사하는 상상을 한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원이 되던 29세에 아내와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그 이후 그의 아버지는 이 만화를 액자에 넣어 그에게 건넸다
불행은 예고하지 않으며
경중을 알 수 없고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을 주느냐는 질문에
신은 왜 네가 아니면 안 되냐고 반문한다
다시 돌아가서
나는 언제든 내가 비명횡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때 내가 남겨진 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은
절대로 빚이 아니기에
나는 내가 살아가는 사명 첫 번째를
모든 빚을 상환하는 것으로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므로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남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좋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바쁘지만 시간을 내어 함께하고자 노력한다
모든 빚을 상환하고 부채가 0원이 된다면
그때부터 자본금을 모아 돈을 불려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이렇게 매일 가계부를 쓰고
지출과 수익을 비교하며
남은 대출금을 계산하기 위해 구겨진 영수증을 펼치고
매일 계산기를 두드리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겹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
열심히 살아도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고
매달 빚을 갚아도 대출금의 앞자리는 바뀌지 않지만
이런 삶을 계속 살아가고자 하는 까닭은
언젠가 빚을 다 갚은 그날만을 꿈꾸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 어떤 불행을 마주하여 끝날지 모를
찰나같은 인생이라도
조금이나마 잘 살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 쓰는 가계부가 지긋지긋하다고
아무렇게나 카드를 긁지 않을 것이다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물질과 시간을 버리며 사치스럽게 살지 않을 것이다
더 나은 내가 되겠다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지 않은 채
겉모습만 꾸미지 않을 것이다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별게 없고
우린 모두 이미 알고 있다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아야하고
당신은 불행한 삶을 살아도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삶을 스스로 구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의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라 믿는다
또한 나의 고통은
타인에게 전가할 수 없는 나의 것이기에
내가 오롯이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리멸렬한 나의 대출 상환 일기는
단지 기록하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 아니라
지출과 수익, 상환의 숫자들을 보며
내가 느낀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글이다
이런 나의 과정이 부끄럽고 초라하기도 하지만
나만 이런 삶을 살아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매일 자신의 불행을 마주보며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고 있음을 안다
내 고통만큼이나 당신의 고통도 존재함을 안다
그것이 나에겐 현재 빚이지만
당신에게는 또다른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당신을 응원한다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현실에 발을 붙인 채
작지만 분명한 자신의 힘으로
삶을 스스로 구원하고자 노력하는 당신을, 나는 응원하고 있다
우리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저마다 다른 모습의 고통이 계속될 뿐이다
고통을 빨리 잊는 사람도 있고
고통을 잊으려 행복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고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당신이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불행을 맞이하여도
잘 견디고 버티고 이겨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 인생의 불행은 경중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리 쫄지 않아도 된다
만약 큰 불행이 닥치더라도
나를 구원할 사람은 오직 나 자신 뿐이지만
그런 당신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음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나는 당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