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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스타

예순여섯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시에스타



속은 비우고, 숨을 채운다

느릿한 낮, 느슨한 숨결


커튼 틈 사이, 어둠을 부르면

포근함에 영혼을 던진다


두 번의 꿈을 꾸는 삶,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누리지 못하는


신경의 실타래 풀어지고

끝에 남은 힘이 빠지면


살짝 스치는 바람에도

잠은 깊고, 낮은 흘러나간다


몸은 반음 풀고, 마음은 조이고

장인의 손길에 조화를 이루니


여전히 분주한 세상에서

나의 두 번째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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