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일곱 번째 시
고맙다
네가 너라서 고맙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 중에
가장 크지도 가장 예쁘지도 않지만
뭉툭하고 투박한
둠칫둠칫 춤추는
내 발에 발을 갖다 대는
그런 너라서
곰 세 마리 노래왕
잠자리의 수다쟁이
자기가 주전자라고 우기는
넘어져도 씨익 웃고
사탕 하나로 만족하는
내 손 꼭 잡아주는
나는 고맙다
너에게 고맙고,
신에게 고맙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기록함. 세 아이의 아빠, 큰 집으로 이사하기 소망하는 소시민, 좋은 사람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냥 사람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