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그리고 예순세 번째 시
당연함이 무너지는 순간
당연히 일하면 월급은 나오고
술담배 안 하면 건강하고
사랑을 주면 잘 자라고
당연이 당연이 아니게 되는
폭력적인 날
세상이 무너진다
일해도 보상은 없을지 모르고
자리가 없어질지 모르고
딱히 내 잘못은 없고
난 술담배 다 안 했는데
이유 모를 간지럼증이 생기고
의사도 이유를 모르고
자식들은 최선을 다 했는데
또 잘했는데 삐뚤어지고
이상한 행동을 해대고
문제는
다 했다는 것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도
더 나빠지는 것
도저히 방법이 없다는 것
그래서
신을 찾는 것
잘난 척하던 놈들이
마지막에 신을 찾는 것은
그들에게 더 이상의 패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그냥 기다리는 것
기도라도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