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그리고 여든여섯 번째 시
결핍
생애 가장 맛있었던 건
훈련소 모포 속에서
녹여서 먹던 찌부라든
초코파이 한 입이다
조금의 당분,
혀에서 폭발하고
뇌를 뻔쩍뻔쩍 빛나게 하는
찬란한 희열
담배를 끊겠다고
반으로 잘라서 버렸는데
뭐 마려운 개처럼
다음 날부터 낑낑거린다
꽁초 속 숨어있는
장초 하나,
불을 붙이고 한 입 하면
세상 그렇게 여유로울 수 없다
결핍이
본질을 찾는다
붙어 있을 때는
그 존재를 잊다가
사라진 후에야
허겁지겁거린다
입에 계속 침을 바르는
골초의 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이다
나는 지금
간절하고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