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그리고 아흔여덟 번째 시
백지 같은 밤
드러누워 천장을 보면
부끄러운 과거사가
무의식을 뚫고 나온다
그 순간의 기억은
언제든 튀어나와
사람을 기겁하게 한다
어쩜 그리 생생한지
치욕의 역사는
뼛속까지 아리다
기억력이 좋은 건지
어리석어 그런 건지
부끄러움은 나의 몫
기억은 추억이 되고
미화되고 변질된다던데
부끄러움은 영원히 남아
그냥 부끄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