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열한 번째 시
정신의 나이
초점이 나간 글씨를 읽다가
눈을 비비며 책을 덮는다
돋보기는 시간을 메울 수 없다
눈두덩이를 따뜻한 손으로
가볍게 누르며
생각의 장을 펼친다
아직 정신은 맑다
이미 책을 가득 쌓아놨으니
캠프파이어를 시작하자
흩날리는 불티 속에서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저 열정적인 영혼은 누구인가
사고의 끝은 찾을 수 없고
무한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 정신은
불 속에서 알이 되었다
영원히 불타오르는
호기심 가득한 정신의 나이를
측정할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