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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다. 즐겁고 신나게 걸어라.

나에게는 ‘두 명의 의사’가 있다. 내 오른발과 왼발이다.

by 한기택

건강이 최고다. 즐겁고 신나게 걸어라.


많은 사람들이 ‘만 보를 걸어야 한다.’라면서 열심히 걷는다.


왜 하필이면 만 보일까?

일반적으로 성인이 하루에 음식으로 섭취하는 칼로리는 2,500~3,000kcal, 몸의 신진대사를 통해 자연적으로 소모하는 칼로리는 약 1,500kcal이다. 이외에 일상생활에서 몸을 움직여 소비하는 칼로리가 700~1,200kcal쯤 된다. 나머지 300kcal 정도는 몸에 남는 셈이다. 1kcal를 소비하는 데 필요한 걸음 수는 약 30보, 따라서 체내에 쌓인 밥 한 공기에 해당하는 300kcal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대략 1만 보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걷는 것이 좋을까?

영국의학저널에서 프랑스의 65세 이상 남녀를 약 5년간 조사한 결과 천천히 걷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1.4배 높았으며 특히 심장과 관련된 질병 사망률이 약 2.9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7,000보 이상 걷기를 ‘불로초’라고 한다.

뉴욕 타임스에서는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한 논문을 인용하며 “하루 5,000보만 걸어도 조기 사망률이 떨어지며 7,500보에서 그 정점을 이뤘다. 반드시 1만 보를 걸어야 운동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영국 BBC 다큐멘터리에서는 하루에 1만 보를 걷는 것보다 10분 빨리 걷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연구 과정을 보이기도 했다.

반대로 하루에 1만 보를 걸어야 하루 섭취한 평균 열량을 모두 소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식사량과 섭취 칼로리에 따라서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걸어야 하나?

‘신나게 보폭을 10cm 넓게 하고 걸어라’라고 한다. 보폭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걸음도 빨라지고 운동 효과가 커진다. 10㎝ 더 넓게 걸으면 하체 근육이 자연스레 단련돼 10년은 젊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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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들으면서 운동하면 효과가 높아진다고 한다.

나는 노래 실력이 약해서 노래도 배우고 빨리 걷기도 하기 위해 ‘화개장터’ 노래를 연속으로 녹음하여 들으면서 노태산을 걷곤 한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운동 중 빠른 박자의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라는 글을 읽었다.

이탈리아 베로나 대학교의 Luca Paolo Ardigo는 “운동 중 빠른 박자의 음악을 들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박수가 가장 높게 올라가고 덜 힘들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영국 브루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록이나 팝 음악을 들으며 운동했을 때 지구력이 평균 15% 상승했고, 리듬에 동작을 맞추게 된다는 점도 효율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피로 유발 물질인 젖산이 천천히 분비돼 힘을 덜 들이고 더 오랫동안 운동할 수 있고, 부상 위험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음악을 듣느냐?’가 중요하다. 지나치게 느린 음악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고, 박자가 불규칙한 음악은 운동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하니 참고 바란다.


나에게는 ‘두 명의 의사’가 있다. 내 오른발과 왼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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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70대 피실험자가 보폭을 10cm 더 넓혀 걸었을 때 뇌 혈류, 즉 뇌의 혈액량이 변화하였으며, 신체기능을 강화하면서 학습력, 기억력, 언어능력까지 활성화되고, 전전두엽 활성도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프레드리히 니체는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All truly great thoughts are conceived by walking.)라고 했다.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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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 ‘약을 써서 몸을 보호하는 약보(藥補) 보다 좋은 음식으로 원기를 보충하는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걷는 행보(行補)가 낫다.’라는 말이 있다.

심장병 연구가 헨리 솔로몬은 ‘규칙적으로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고 해서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가장 이상적인 건강증진 방법은 바로 걷기 운동이다.’라고 하였다.

걷기만 잘해도 생활습관병의 80% 이상의 예방이 가능하며 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이 튼튼해짐은 물론 치매의 예방에도 좋다. 하루를 축복 속에 보내고 싶다면 걸어라.


일십백천만(壹十百千萬) 운동법을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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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장기간 간병하다가 보호자가 병을 얻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1997년 우리 집 작은딸이 뇌출혈로 큰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응급 수술로 목숨은 건졌지만, 말도 전혀 못 하고 팔다리 마비로 4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되었다. 잘못하면 불구가 될지도 몰라 노심초사하며 내 나이 80이 넘었지만 매일 병원에 가서 간병인과 함께 병간호를 하였다.


‘딸아이를 어떻게 하면 정상인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까?’ 하고 건강 상식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이때 ‘일십백천만(一十百千萬) 운동법’을 알게 되었다.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좋은 일(一善)을 하고, 하루에 10번 이상 웃고(十笑), 하루에 100자(百字) 이상 글을 쓰고, 하루에 1,000자 이상 글을 읽고(千讀), 하루에 10,000보(萬步) 이상 걸어라’라는 것이다.

병원에 있으니 일선(一善)은 옆 환자들을 도와주며 쉽게 할 수 있었으나, 십소(十笑)는 할 수 없어 생략하고, 백자(百字) 쓰는 것은 아이가 자는 동안 노트북에 글을 썼고, 천자 읽기(千讀)는 말 못 하는 아이에게 말을 연습시키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어 주었고, 아이가 잠자는 동안 병원 복도를 오르내리며 만 보 걷기를 실천했다.


아이에게도 병원 치료사에게만 안 맡기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운동을 꾸준히 시켜서 많이 회복되어 퇴원하게 된 후에도 ‘일십백천만 운동법’은 지금도 실천하고 있으며 글을 통해 소개해 본다.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옛 현인들의 걷기 예찬

우리의 움직임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걷기이다.

최고의 약은 바로 걷는 것이다.

걸으면서 쫓아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 없다.

진정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약의 노예가 되시렵니까? 아니면 만병통치의 걷기를 하시렵니까?

당신의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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