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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N Jun 28. 2023

나이 먹어도 어려워,인간관계는


거기가 어디든 사람이 모이는 곳은, 소란스러운 일이 있기 마련이다. 다양한 인격, 연령, 경험, 입장, 상처, 결핍,,, 저마다의 갖가지 요인이 상충할 만한 문제를 만나면 조용할 일도 목소리가 생겨나고 결국은 소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은 다양하고 생각은 알 수 없다.



새로운 관계 안에 들어서게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들에게 어디까지 내 정보를 줄 것인가 적정선을 정하는 것부터 그랬다. 말끝에 이렇게 저렇게 서로 살아온 이력을 주고받다 보면 오늘 처음 본 듯 리셋하기 곤란한 친밀감이 생기고 또 그렇게 맘을 쓰다 보면 피곤한 일까지 챙겨야 하고, 이래저래 성가신 게 사실이니깐. 하지만, 뭐가 됐든 인간관계를 피하고는 어떤 일도 해내기가 어려우니 나란 사람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에 맞닥뜨리면 영락없이 관계 카테고리 어딘가에는 엮이게 마련이고 머리는 또 복잡해진다.  



손아랫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평소보다 행동을 더 살피게 된다. 필요한 말조차도 훈계나 잔소리로 들릴까 싶어서 가급적 아끼게 된다. 꼰대나 라떼란 말을 듣기 싫은 이유도 있지만, 실수나 말썽의 소지를 피하는데 이것만큼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 돈을 써야 할 상황에서는 베푸는 편이다. 슬그머니 올라오려는 생색은 추, 추해,, 깔끔하게 접어서 어디든 넣어두는 건 기본이다. (된장할,,, 나이 많은 게 뭐 어쨌다고 이런 행동 강령까지 갖고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 젊은 시절을 떠올려 보면, '낄끼빠빠' 못하는 선배나 상사가 참으로 피곤하긴 했었다.


조심한다고 해도 그것과는 무관하게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어느 바늘에 코가 꿰인지도 모른 채로 이야기는 엮이고 생산되기도 하니깐 말이다. 그러나 남의 얘기는 오래 못 가고 흥미는 곧 또 다른 대상으로 쉽게 이동한다. 그러니 흘러가는 일에 마음을 빼앗길 필요 없다. 결국은 잡음으로 끝나 버리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이야기로 받아들일 때만 것도 이야기가 되는 법이니 말이다. '어느 정도 무시와 태연함'도 관계에 필요한 스킬이다.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에 집중하기에도 하루는 짧다.



나이 들면 이것저것 인간관계까지 만능이 될 줄 알았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나이 먹을 만큼 먹었어도 인간관계는 늘 새롭고 어렵다. 관짝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관계를 갖는 한 진행 중일 것이다. 어디서 인간관계를 배운다고 혹은 결심과 다짐을 반복한다고 해서 속 시원하게 해결될 것도 아니다. 살아가는 내내 1+1처럼, 새로운 만남에 따라오는 게 '관계 공부' 란 생각이 들뿐이다. 


' 어!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네 ' 이 말의 대상이 꼭 타인만 되란 법은 없다. 듣기에 우호적인 뉘앙스가 아니더라도 피차 상처받을 일 아니다. 내 기준에서 혹은 그의 기준에서, 우린 서로 다른 사람이니깐 말이다. 인생에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 삶의 태도가 달라서 하다못해 식성이 달라도 뭐가 됐든 그 말을 하는 이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이와 내가 다르다는 사실만 인정하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마음 볶을 일은 크게 줄어든다. 모든 관계에 죽어라 애쓰고 노력하는 것 이제 그만하자. (애쓰고 말고를 떠나서 결국엔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이는 떠나더라. )



' 어, 그래. 나와는 결이 많이 다른 사람이네,,,, 그래 그렇구나! ' 그리고 내 일에 집중하면 그뿐이다.





#너두어렵냐 #나두어렵다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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