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 겨울이 온다면

by 박모범

스타벅스 토피넛 라떼를 마시는 일. 색이 예쁜 니트를 사는 일. 새로운 영화를 찾기 보다는 좋았던 영화를 다시 보는 일. 거실에 원탁 테이블을 놓을 수 있는 집으로 이사가는 일. 그곳을 찾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일. 헬스처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운동을 시도해 보는일. 좋아하는 것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는 일. 그러니까 추워서 바다에 못 들어가겠다는 소리는 하지 않는 일. 눈오는 설악산을 등반하는 일. 이소라의 새 앨범을 겸허하게 기다리는 일. 10권의 책을 읽는 일. 에세이 4권 시집 3권 경제학책 2권 만화책 1권. 내 이야기가 담긴 책을 써 내는 일. 예술충이라는 말 앞에서 기죽지 않는 일. 웃기지 않는 일에 억지로 웃어주지 않는 일. 타인의 기쁨을 투명하게 축하해주는 일. 가족 사진을 찍는 일. 따뜻한 나라로 긴 여행을 떠나는 일. 만약 떠나지 못하더라도 떠날 수 있음을 잊지 않는 일. 타인의 삶을 함부로 넘겨짚지 않는 일. 새해가 되면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무탈하기를 비는 일. 맛있게 어묵탕 끓이는 방법을 배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대접하는일. 아무 목이나 끌어안고 울어 보는 일. 누군가의 아무 목이 되어주는 일. 집 같은 사람이 되는 일. 너무 슬프지 않는 일. 사랑이 어떤것도 구원하지 못함을 인정하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놓치 않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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