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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Jul 04. 2015

왜 책을 읽느냐고 묻거든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 헤세

고전 소개 이전에, 영화 이야기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뭐, 복수? ... 복수 같은 그런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으로다 접근하면 안되지. ...

고기값을 번다 뭐 이런 자본주의적인 개념으로다가 나가야지."


- 영화 '타짜' 중에서


아귀(김윤석)가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는 용해(백도빈)에게 하는  말입니다. '도박'이라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최고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아귀가 본능적으로 내뱉은 말 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독서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할 때마다 항상 떠올리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네, 독서도 자본주의적으로 해야 하고요,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독일의 대문호인 헤르만 헤세는 뭐 두말할 필요가 없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문학가 중 한 사람이고요,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고 봐도 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의 문학 작품들보다는 그의 독서에 대한 생각이 담긴 글들을 그의 문학 작품들보다 훨씬 좋아합니다.


소설가인지라 한없이 낭만적이고 항상 구름 위를 날아다니는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의 '독서'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치열하게 책 읽기를 했는지를 알게 되었고 이런 치열한 현실 인식이 그를 대 문호로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두 챕터를 읽으며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왜 책을 읽는지조차 모른다.


사업에 바치는 시간과 마찬가지로 독서에 들이는 시간에 대해서도 모종의 이득을 기대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다만 책에 대해서만큼은 유독 뚜렷한 자기주장이 없이 수동적이고 어영부영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독서에서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마땅하다.


책 읽는 권수도 중요하고 독서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목적의식, 즉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헤세는 더 직접적인 단어인 '이득'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만 한 권 한 권 읽어내려 갈 때마다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건데, 추상적인 만족감만 남는다면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봅니다.


네, 속물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독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구체적인 바램, 즉 작가가 되겠다는 강렬한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소설가 김영하님이 '모든 작가는 전부 다 독자였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헤세는 독자로서의 자세가 치열하고 진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작가로서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냈으니 정말 대단한 작가입니다.


한 줄 한 줄 책을 읽어내려 갈 때, 내가 왜 이걸 읽고 있지, 나는 무엇을 바라면서 읽고 있지라는 질문을 항상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앞으로 독서하리라고 다짐해 봅니다.


독서를 할 때에는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어야 마땅하다는 정말 귀중하면서 실천을 위해 노력할 과제를 주었기에 헤세의 독서에 대한 태도는 저에게는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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