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창고 Jul 08. 2015

'사람'을 보는 독특한 돋보기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니콜라이 고골

처음 이 단편집을 읽었을 때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냥 재미있다고 느꼈고, 두 번째 읽었을 때는 환상문학과 같은 독특한 구성 및 이야기 전개가 좋았는데 세 번째 읽은 지금, 고골의 작품이 얼마나 깊고 현실적이며 큰 울림이 있는 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고골의 인간 본성, 특히 원초적인 본능에 대한 독특한 표현 양식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희미하게 보였던 세상을 돋보기를 통해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된 느낌이랄까요, 하여간 굉장한 작가입니다.


이 책은 고골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뻬쩨르부르그를 배경으로 쓴

그의 단편들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코', '외투', '광인일기', '초상화', '네프스키 거리' 등 다섯 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요, 다 정말 독특하면서 재미와 깊이를 다 갖춘  수작들입니다.


'코'는 인간의 명예 및 지위에 대한 한없는 동경 및 욕구를 코를 통해

표현한 작품입니다.

8등관인 주인공이 5등관으로 변신해서 돌아다니는 자신의 코를 계속 찾아(?) 다니는 데요, 이 과정을 통해서 주인공 및 사람들의 명예 및 지위에 대한 욕구를 정말 재미있게, 그러나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외투'는 상당히 복잡한 작품입니다.

다 낡은 옷을 입고 다녀서 창피하기도 하고 춥기도 해서 새 외투를 간절히 원하던 주인공이

결국 새 외투를 장만했으나 그로 인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결국 뜻하지 않게, 어이없게도 죽음에 이르는 과정과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주 내용인데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추위를 피하고자 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면 본인의 사정에 맞게 적절한 수준에서 외투를 장만하면 되는데, 가지고 있는 돈을 최대한 사용해서 과시욕 및  주목받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는 주인공을 통해 그렇게 사람을 몰고 가는 세상과 그런 세상 속에서 무기력하게 휩쓸릴  수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초상화'는 상당히 괴기스럽고 섬뜩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욕심, 탐욕이 사람들을 어떻게 파괴시키는 지를 밀도 있게 보여주는 데요, 이 원초적이며 치명적인 인간의 본성은 언제 어디서, 그리고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는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 본성을 억제 및 절제하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또한 보여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독특하면서도 탁월한 시각을 보여주고,

그를 통해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훌륭한 돋보기를 또한 제공하기에

고골의 작품은 고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문학작품이요 교과서요 자기계발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