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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Aug 28. 2015

'기획', 뭐 좀 있어 보이시나요?

기획밥 수년차의 개똥철학입니다...

신입 사원때 첫 부서 배치받은 곳'기획팀'이었습니다. 그냥 시키는 일 열심히 했습니다. (네, 숫자 열심히 뽑고 만들고 그랬습니다)


경력직으로 전 직장에  입사했는데 그곳에서도 '기획팀' 소속이었습니다. 중간에 1년 정도 구매팀 소속인 적이 있었는데 이때도 혼자만 기획 업무하고 있었습니다. (이 무렵부터 슬슬 '기획이 도대체 뭐지'라는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니게 옮긴 지금 직장에서도 기획소속입니다. 참 질긴(?) 인연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도 사고 검색도 열심히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고. 그런데 어디에도 '기획'의 명확한 정의가 나와 있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답을 주지 못했고 답답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의 및 답을 구하지 못한 것이 당연합니다. 이 기획이라는 업무의 의미가 회사 마다도 다르고 주어진 R&R 즉 Role & Responsibility에 따라 조직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제일기획'의 기획과 삼성전자 기획팀의 기획은 전혀 다르지 않을까요?)


신사업 발굴 기능이 강한 곳의 기획 조직은 말 그대로 사업'기획'을 합니다. 기획 업무를 관리 업무의 한 형태로 보는 조직도 꽤 있습니다.(회계 및 재무 지식이 관리와 대화할 수준은 돼야 사업기획이건 경영기획이건 할 수 있습니다) 또는 단순 취합 및 상부 보고 조직인데 이것을 기획기능이라고 일컫는 조직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붙일 이름이 없어서 기획이라고 이름 붙여놨을 가능성이 거의  100%입니다(취합팀 또는 요약팀은 좀 이상하니까요...)


또는 윗사람들 궁금증 풀어주기 위한 조직이 기획 조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윗 분들이 뭐 좀 물어보기 애매한데 알고 싶은 것은 전부 다 기획 쪽의 업무로 돌리더군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취합 및 궁금증 풀어주는 일은 기획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여타 실행부서가 하기 애매하니 시키는 일인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 있는 기획 업무 분야가 

'사업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서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궁극적으로 땅 파고 공장을 짓는 등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이지요. 굉장히 어렵고 힘듭니다만 그만큼 재미있고 보람도 큽니다.


이때의 기획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

아이디어를 내서 실행 가능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하지만 이 '설득'하는 작업이 피를 말립니다. 나의 사수, 팀장, 담당 임원, 타 부서 사람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장까지 일차적으로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뭐,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정말 큰 산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이 정도만 와도 진이 다 빠집니다)


기획 업무 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일이 보고서 쓰는 일인데 웹툰 '미생'에도 나옵니다만 보고서를 쓰는 목적은 계속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입니다. 즉 설득하고 더 나아가 윗 사람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주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보고서입니다. 그래서 숫자에 강해야 하고 숫자로 모든 것을 백업할 수 있어야 하고 논리적이어야 함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에 능해야 합니다. (그래야 귀신을 잘 그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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