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노르웨이의 작가인 크누트 함순의 대표작입니다.영화 평론가 이동진님의 추천으로 읽기는 했습니다만,읽기 쉬운 책이 아니었습니다.내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나 감정이입이 되서 말이지요.
크누트 함순(1859~1952)
*한줄평 : 현실은 어떤 문학적 상상력보다 큰 울림이 있다 ★★★★
크누트 함순(노르웨이어: Knut Hamsun, 1859년 8월 4일 ~ 1952년 2월 19일)은 노르웨이의 소설가이다. 구드브란스달의 가난한 가정에서 출생하여 방랑 생활을 하다가 24세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몸을 다쳐 귀국했다가, 1886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1890년 〈굶주림〉을 발표하여 이름을 떨쳤다. 체험에서 오는 심각한 심리 묘사는 도스토옙스키와도 비길 정도로 훌륭하다. 작품에 소설 《신비》, 《처녀지》와 희곡《제국의 문턱에서》,《투쟁 생활》 등이 있다. 192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말년에는 노르웨이를 침략한 나치 독일을 열렬히 지지하여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하였다.
- 위키백과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 -
1. 이 제목 속에 사회에 대한 반항이라든지 열렬한 훈계라든지 격렬한 비판이나 요구 따위가숨어 있다고 상상하지 마라. 전혀 그렇지가 않다.
- 옥타브 미르보, 소개의 글 중에서
그렇습니다.
이 책은 시대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지도, 불만을 토로하지도, 혁명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한 사람이 어떻게 굶고 사는지, 그 모습만을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듯이 보여 줄 뿐입니다. 그래서 구성의 치밀함이라는가, 이야기의 재미라든가, 아니면 그 이외의 일반적인 문학적 재미를 주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의 처절함이 깊은 울림을 준다고나 할까요, 말 그대로 굶어본 사람은 깊이 공감하면서 진도 나가기가 쉽지 않을, 그런 작품입니다.
2.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밥을 굶는다는것은 마치 내 두뇌가 아주 느릿느릿 머리에서흘러내려서 결국은 텅 비어 버리는 것과 같았다. 내 머리는 가벼워지고 마치 없어져버린 것 같아서, 이제는 더 이상 어깨 위에 그 무게가 느껴지지 않았다.
- 37페이지 -
배고픔이 내 신경계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 90페이지 -
한 사람이 '잔인한 굶주림과 배고픔'에 처하면 마음이 어떻게 무너졌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려가는데요, 적나라하게 주인공의 처절한 몸과 심리상태가현실감 있게 그려지다 보니 오히려 일종의 환상문학같은 느낌도 나는 것 같습니다.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이 뇌인데,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니머리 기능이 시시때때로 마비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지사겠지요.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인
주인공이 영양부족으로 인해 본업을 지속할 수 없는 악순환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3. 언제나 열기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 126페이지 -
주인공의 기사를 긍정적으로 읽어주고 종종 실어주기도 하는 신문사의 편집장이 주인공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상하지요, 몸과 마음에 빈곤함으로 인해 기운이 없어서 글에서도 기운이좀 빠질 것 같기도 한데 오히려, 야구에 비유하면, 제구가 안 된다는 것,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몸과 마음이 평정상태 및 안정감 있게 유지가 되야 좋은 글, 차분하면서 안정적인 글, 그래서 읽기에 부담없는 글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물론 읽기에 부담없다는 것이 평이하다거나 재미가 없다는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4. 서평을 쓰기가 쉽지 않은 책입니다.다만, 다 읽은 날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그 느낌과 감흥을 잊을까봐 염려되서 그냥생각나는대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