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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다

마쿠라노소시 - 세이쇼나곤

by 생각창고

#1 : 책에 대하여

소설가 김연수님이 그의 책 '소설가의 일'에서 적극 추천하여 읽게 된 책입니다. '마쿠라'는 베개라는 뜻이고 '소시'는 묶은 책이라는 의미인데 우리 말로 번역하면 '베갯머리 서책', 즉 몸 가까이에 은밀히 써놓은 비망록이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일본 수필 문학의 효시이자 대표적인 고전 문학 작품입니다.


책이 쓰여진 시기는 일본의 화려한 왕조문화가 꽃을 피웠던 '헤이안' 시대로 귀족들이 문화의 주체가 되어 대륙의 문화를 수용하여 자국화하던 시기였습니다.


저자인 세이쇼나곤은 당시 천황비를 섬기던 고위 궁녀인데 자신의 삶을 기반으로 궁중 생활 및 귀족들의 삶의 모습을 유려한 문장으로 남겼습니다.


#2 : 유려한 문장, 담담한 삶의 묘사

문장들이 우선 참 정갈하면서 살짝 화려했다가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일상 속에서도 저자 특유의 관찰력을 바탕으로 사물, 사람 및 현상들을 묘사하는데요, 저자의 지적 수준 및 섬세함은 배우고 싶을 정도입니다. 요즘과 같은 청명한 가을에 정갈한 문장에 취하고 싶을 때 읽으면 참 좋을 책입니다.


옷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옷 속에서 통통 튀어 다닌다.

(재채기하는 사람에 대한 묘사)


쑥이 우차에 눌려, 바퀴가 돌아감에 따라 쑥 냄새가

위로 올라오는 것도 정말 감동적이다.


달 밝은 밤에 강을 건너면 소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치 수정이 부서지듯 물방울이 튀는데,

그 광경은 정말이지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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