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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Sep 20. 2015

일리아스 - 호메로스

* 한줄평 : 길면서 간결하고 장대한데 섬세하다 ★★★☆


1. 퀴즈 1 : 일리아스에 트로이 목마가 등장한다, 하지 않는다?

   정답  : 등장하지 않습니다. 트로이가 점령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퀴즈 2 : 일리아스에 아킬레스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다?

   정답  :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맞수였던 트로이 헥토르의 장례식 장면으로 일리아스는 끝을 맺습니다. 단 아킬레스는 자신이 요절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영화 '트로이'의 내용과는 (당연히) 상당히 다릅니다. 어차피 영화는 나름의 스토리 텔링의 방식을 가지고 있고 그에 맞춰서 각색했을 테니 오히려 다른 것이 당연하지요.


2. 참으로 섬세하게, 그러나 큰 이야기의 흐름에서는 가지를 잘 쳐서 기술한 한 편의 역사서입니다. 등장하는 인물도 워낙 많고 전투의 빈도도 많아서 이걸 어떻게 다 기록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꼼꼼함은 정말 대단합니다.

   반면에 10여 년 정도 계속된 전쟁의 기록을 이 정도의 분량으로 요약해서, 큰 줄기를 잡고 훌륭하게 정리했다는 것 만으로도 저자인 호메로스는 존경받을 만합니다.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생략할지를 잘 알고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전부 다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대원칙을 충실히 지킨 작가의 선택과 집중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3. 흥미로운 부분이 상당히 많은 그런 작품입니다.

   신들이 인간들의 전쟁에 개입하여 직접 싸우기도 하고 서로 편을 갈라서 각자가 좋아하는 진영을 응원하고 돕는 장면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전투의 승패를 설명하면서 그 이면에 신들의 '섭리' 및 간섭이 있었다고 믿고 써 내려간 것 일 겁니다. 전쟁의 승패는 신의 영역이라고 믿었던 고대인들의 세계관 및 인생관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아닐까요. 인간과 신, 인간과 인간, 신과 신들 사이의 변화무쌍한 이해관계가 펼쳐지는 가운데 치열한 전투가 계속 이어지고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합니다. 동지가 진정한 동지가 아니고 적이라고 한없이 적대감만 가지고

서로를 대하는 것 또한 아니더군요,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4. 이 책은 총 24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챕터별 분량이 하루에 하나 정도씩 읽으면 거의 부담 없을 정도이니, 한 달 정도 계획 잡고 찬찬히 읽어내려가면 얻는 게 상당히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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