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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Sep 20. 2015

관촌수필 - 이문구

이문구(1941~2003)


1. 이문구 작가님의 연작소설집입니다.

솔직히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 굉장히 읽기가

어려웠습니다. (고문체와 반 이상을 차지하는 충청도 사투리 및 생경한 단어들로 독해가 힘들더군요.) 그런데 읽다 보니 이게 참 강렬하고 멋진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가장 많이 추천된 작품 중의 하나여서 믿고 읽기 시작했는데 참 보람된 독서였습니다.)


 2. 저자의 유년시절, 고향 풍경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건들을 정말 영화를 찍어 보여주듯

생생하게 그려갑니다. 구한말~일제 치하~6.25의 흔적까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접근해서 굵직한 시대적 배경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어찌 보면 냉정한 관찰자적 시점으로 서술하기도 하구요, 또는 주변인들의 삶의 궤적을 안타까움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주관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마지막 편인 '월곡후야'에 보면, 요즘 이야기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마젊은이들이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보여주는데요, 단순히 도덕적으로, 풍기문란을 바로잡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냥 내버려 두면 마을 평판이 나빠져서 발전에 어려움을 겪겠기에 악을 퇴출시키고 이익을 취하는, 다분히 자본주의적인 판단 및 문제 해결 방식을 보여 줍니다. 시대상과 윤리의식이 묘하게 결합을 해서 결론을 내는, 인상 깊은 장입니다.


 3. 이 작품을 읽던 중 문득, 서울대 주경철 교수의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그 내용의 유사성이 아니라 이 제목이 이 작품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기억할 것인가, 아니면 상상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이 작품을 통해 저자는 역사를

기억하게 해줍니다. 후손들이 과거 역사에 대해 상상하게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기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그런 다짐을 하면서 이 책을 쓰진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잊힐 역사를, 소소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리얼하게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상상 속의 그 무엇으로 두기 보다는 기억하게 해주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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