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창고 Sep 27. 2015

역린 - 이재규

* 한줄평 : 최고들을 모아 최고로 찍었는데

역작(力作)은 되었으나 수작(秀作)은 못되었네,

아쉽다 ★★★☆


1.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는 작품입니다.

장면장면 공들여 찍었고 볼거리도 풍성하면서

이야기도 밀도있게 잘 해가는데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급입니다. 고자 하는 이야기도 확실히 하면서 무게감도 잃지를 않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난후에 최고의 별점을 주기는 힘든

이 진한 아쉬움은 왜일까요?


2. 가장 아쉬운 부분부터 이야기하면 지나치게 평준화 되어 있는 캐릭터들이 이야기 지루하고

밋밋하게, 즉 임팩트 없게 만들었다는 것 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하면,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무겁고 또 무거워서 그 무거움이 적절함을 잃었습니다.


무거운 것들이 쉴새없이 등장하니 그 무게감을 오히려 잃어버린 것이지요.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캐릭터 설정, 즉 각본이 취하는 스탠스의

문제입니다. 캐릭터들의 균형감을 갖추기 위해서 조금은 더 다양성을 생각했더라면 한결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문제라고 하니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데, 사실

부족함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수준높은 배우들로 캐릭터들을 정교하게 잘

구축했는데 이게 다 엇비슷해서 오히려 변별력이

떨어집니다.


시간 배경이 바뀌는 장면장면의 연결들이 매끄럽지 못해서 조금은 붕 뜨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종종 나왔습니다. 장면배치 및 연결을 위한 의도적인 장치의 사용에 대해서 이론은 없습니다만 조금 더 정교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흠잡을 부분은 아닙니다^^)

3. 하지만 이 작품은 아쉬움 못지 않게 장점을 많이 가진 영화입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묵직하게 잘 전달합니다. 전에 감상한 '관상'보다는 이야기 전달이 더 매끄럽고 정교하면서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할 바를 잘 알고 그것을 평균 이상으로 해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되겠습니다.

   

현빈의 섬세하면서도 선굵은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구요(개인적으로 그의 연기는 처음 제대로 본 것 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정순왕후(한지민) 손을 잡고 펼치는 극도로

절제된 감정연기는 정말 인상적입니다...


정재영, 조재현, 박성웅, 한지민 등 조연 배우들의 합도 기대 이상입니다. 박성웅님은 '신세계'에서의 포스도 종종 풍기더군요^^.


정재영님은 군더더기 없는 연기를 펼칩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에 조연보다는 원톱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한지민님도 제 기억에 두번째 사극(?)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잘 어울립니다, 연기도 괜찮구요.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조정석이라는 배우 때문입니다. 연기 및 캐릭터 변신을 제대로 하려고 한 것 같은데 나름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배우인 것은 확실한데 '납득이' 이미지가 너무 오래 가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만 일단 영화에서의 변신의 첫발은 잘 내디딘 것 같습니다.


4. 이재규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이 분의 드라마는 하나도 감상하지 못해서 조금 정보가 부족하기는 합니다만 영화감독으로서도 훌륭하시네요. 충분히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분 인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 강명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