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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Sep 27. 2015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 강명관

* 한줄평 : 저자의 뚜렷한 주관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


1. 책벌레들이 조선을 만들었다는 제목에 끌려서

충동구매, 나름 단숨에 읽은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저자의 조금은 삐딱한, 냉소적인 글쓰기는 기존에 상식으로,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던 사실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기도 합니다.


2. 정조에 대해, 백성의 삶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했던, 개혁적인 군주로 '각인'되어 있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짚고, 그는 골수 성리주의자이며, 이를 위해 유생들의

다양한 사상적인 발흥의 가능성을 막았다는,

조금은 흥미로운 비판을 합니다.

비판이라기보다는 조금 다른 견해를 사료를 이용해서 꼼꼼하게 제시하는 것이지요.


3. 또 하나의 오해를 풀어주는 부분은 금속활자를 통해 대량 인쇄 및 서적의 본격적인 다량 보급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속활자는 '다종 소량' 출판을 통해 사대부라는 계층의 형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였다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실도 알려 줍니다.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기술을 확립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가지기 전에, 그 인쇄기술로 무엇을 했느냐 무엇을 위한

인쇄술이었냐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으로 말문이 막히게 하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4. 역사 서술을 사실을 기록해서 전달하는 것이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흥미로운, 그러나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사실들을 소개함으로써 어찌 보면 반례에 입각한, 사회과학적인 저술을 통해 상식에 도전하는 저술 방식에공감합니다만 너무 요즘의 눈으로 당시의 역사를 본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좀 드네요.

당시의 눈으로 먼저 냉정하게 보려는 노력이 역사 읽기의 출발점이라는 주관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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