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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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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Oct 1. 2015
#1 꼭 추천하고 싶었던 책입니다.
시를 이해하지 못해서 잘 읽지 않
는사람입니다.
(평생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시집이
한 권도 없습니다;;)
그런데, 한 1년 전쯤에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시집'인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이쿠'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2
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글을 쓸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특히
'왜 나는 하이쿠를 좋아하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며 이 책의 의미를 찾으려 했습니다.
#3
하이쿠에 개인적으로 열광하는 이유는 감성에 기반한 직관력이 얼마나 위대하고 감동적인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하이쿠에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며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개인적으로 하이쿠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감성적인 눈인데 그 눈이 꼼꼼한 관찰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입니다.
보통 시에도 이런 부분들이 많이 있다고 하지요? 시를 많이 그리고 사색하며 읽어본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하이쿠는 이 감성에 기반한 직관력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거의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책 날개에 적혀있는 것처럼
, 말의 홍수 시대에 압축을 통해 절제를 추구하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요즘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때 한 번쯤은 이 하이쿠의 정신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성과 관찰에 기반한 직관의 힘을
알게 해주었기에,
말의 압축을 통해 절제를 추구할 때
맛볼 수 있는 멋을 맛보게 해주었기에 '하이쿠'는 내 맘대로 고전입니다.
장맛비 내려
학의 다리가
짧아졌어라
달에 손잡이를 달면
얼마나 멋진
부채가 될까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매미 허물은
오늘이라는
바로 이날 이 꽃의
따스함이여
느린 날들이
모여서 멀어져 간
옛날이어라
모 심는 여자
자식 우는 쪽으로
모가 굽는다
흰 국화 앞에서
잠시 마음 흔들리는
가위인가
이 세상은
지옥 위에서 하는
꽃구경이어라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봄은 달아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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