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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Oct 16. 2015

브이 포 벤데타 - 제임스 맥티그

* 20 자평 : '읽고' 보는 재미를 골고루 누릴 수 있는 디스토피아 무비의 수작  ★★★★

* 원제 : V For Vendetta 

 (vendetta : 피의 복수, 원수 갚기)

 

* 가이 포크스 (1570.4.16 ~ 1606.1.31) : 신교도(新敎徒)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구교도(舊敎徒)가 었고, 1593년 에스파냐 군(軍)에 가담하여 플랑드르에 있었다. 신왕(新王) 제임스 1세가 국교를 지키기 위하여

구교에 대한 관용을 인정할 것을 거부하자 구교도들은 그에 실망하여 반감을 품었고 마침내 음모를 꾀하였다. 그는 그 음모의 주모자는 아니었지만 그에 가담, 영국으로돌아가서 국회의 지하실에 폭약을 치하여 의사당과 국왕을 함께 폭파 ·폭사시킬 준비를하던 중, 그 직전에 밀고자에 의해 음모가 발각되어 체포되었고, 이듬해 처형당하였다. [출처] 가이 포크스 | 두산백과  

               

1. 워쇼스키 형제(현재는 남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만;;)의 탄탄한 각본이 빛나는 영화입니다.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솔직히 매트릭스 이후 인상적으로 발휘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각본가로서의 재능은 꽤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이야기를 촘촘히 풀어가는데, 블록버스터 감독답게 적절하게 시각적인 재미도 동시에 챙기면서 가는데요, 흔하고 많이 사용된 소재(디스토피아)를 사용한 영화도 이야기 구조만 탄탄하다면 수작이 될 수 있다는 훌륭한 예로 남을 작품입니다. 


이 각본 위에, 영화 진행 내내 얼굴 한 번 나오지 않지만(가면 쓰고 연기하느라)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미스 요원으로 잘 알려진 휴고 위빙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표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사와 몸동작, 그리고 분위기 만으로 캐릭터를 멋지만들어냈습니다.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입니다.(특히, 가면을 쓰고 소리를 내야 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고 집중력 있는 그의 발성 및 목소리 연기는 참 훌륭합니다. 표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더군요.)


나탈리 포트만의 캐릭터 및 카리스마는 조금 약한 편입니다만 이것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 몫은 충분히 는 배우라는 생각입니다. 여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장면들도 종종  이는데(머리를 미는 장면 등) 몰입하는 에너지랄까요, 캐릭터에의 집중력이 대단한 배우입니다. 


2. 대사들이 굉장히 무겁고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영화 중간에도 직접 언급이 됩니다만 '햄릿'과 '오델로', '파우스트'에서 차용한 대사 및 어구가 적지 않게 등장합니다.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과 고전과의 결합이라는, 색다른 씨줄과 날줄의 엮음이지만 그 결합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답을 고전 속에서 찾아 영화라는 매체에 잘 담아냈 때문이겠지요?(바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서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파우스트'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어린 시절 문고로 읽었던 기억은 모두 지우고 다시 정독하리라는 결심을 하면서요.)

 

또한 가이 포크스라는 역사적인 실존인물에게서 얻은 소재를 시간대를 미래로 확장하여 이야기를 쭉 끌고 나가는데 가이 포크스 사건의 미래 버전이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로 일관성 있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줍니다. 아니 이 사건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 또는 안타까움의 표현이라고나 할까요, 쉽지 않은 소재인데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통제사회라는 모티브와 개인의 자아 찾기라는 중요한 소재가 서로 관통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통제사회에 대한 저항과 진정한 자유 찾기에 더 세를 두고 있는  듯합니다. '빅 브라더' 정부에 숨을 죽이고 있던 사람들에게 도화선을 당기는 역할을 하는 주인공과 사람들의 일어섬은 자주 접하는 소재입니다만 식상하게 느껴지지는 않네요.  

  

제 영화평 쓰는 이 공간의 이름이 '영읽기'인데요, 이 작품은 영화라는 텍스트가 문학이나 철학과 얼마든지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잘 '읽어야' 하는 영화입니다.) '매트릭스'도 그렇지만 워쇼스키 형제가 쉬운 내용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려운 내용의,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를 종종 만드네요. 이런 종류의, 조금은 무겁고 볼거리 적절하게 있는 이야기에 강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3. 할리우드 영화이다 보니 액션 등 볼거리도 적절히 챙기는 편입니다. 주인공이 액션 소화 능력도 훌륭하고 칼을 가지고 총과 대결하는 말미의 scene에서 적절하게 사용된 슬로우 모션과 칼의 움직임의 잔상을 보여주는 기법도 인상적입니다. 액션의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잘 활용하고 장면 장면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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