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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Oct 17. 2015

베껴쓰기, 그리고 숙성 시키기  

문장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1


작년까지는 책을 읽으면 인상 깊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다 읽으면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다산 선생의 중요한 독서법 및 공부법 중 필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작정 따라 했던 것 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도 별로 없고 또 이게 무슨 효과가

있나 싶어서 중단하고 그냥 밑줄만 열심히

그었습니다.


#2


최근에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며

스터디 카드를 사서 인상 깊은 문장들을 다시 베끼기 시작했는데요, 이걸 계기로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

'인상 깊은 문장들은 그날 그날 필사를 하자.'


김훈 선생은 요즘도 원고지에 연필을 고집하신다지요?(연필은 저도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스테들러'만 사용하신다고^^) 키보드를 통한 글쓰기가 대세임을 절대 부정하지 않고 저도 앞으로 계속 '키보드 워리어'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단지 손가락으로, 펜을 통해 문장들을 기억하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일종의 '생각창고'를 만들어 보고 싶을  뿐입니다.


문장들을 모아놓고 때때로 꺼내 읽으며 생각하고

또 다른 글쓰기의 소재를 찾는 과정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실 베끼기를 시작한 더 중요한 이유는

한 번 더 생각하고 숙성시키기 기 위해서 입니다.


'내가 이 책을 읽을 때 이 문장이 의미 있게

다가 왔는데, 다시 읽어도 그럴까?'

'그 정도 가치가 있다면 잘 숙성시켜서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야 생산적인 책 읽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혹시 모르죠, 좋은 문장들을 모아서 나중에 책을 낼 수 있게 될지도요^^


'종이향기'를 또 다른 종이에

그 느낌 그대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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