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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Oct 23. 2015

장고 분노의 추격자 - 쿠엔틴 타란티노

2013년 6월 13일에 네이버에

올린  글입니다.


* 20 자평 : 분명한 캐릭터, 분명한 이야기의 단순한 전개, 타란티노는 타란티노다 ★★★☆


1. 단순한 이야기를 분명한 캐릭터들로 쭉 끌고 가는, 잘 만든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두말할 나위가 없고 그냥 딱 타란티노 스타일입니다.


사무엘 잭슨의 연기는 깊고 강렬합니다. 마지막에 장고가 말하듯이 겉만 흑인인 100% 노예 근성에 사로잡혀 있는 어찌 보면 가장 무서운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합니다.

   

크리스토프 왈츠는 타란티노의 영화에  최적화되어 있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그의 대사 소화력은 최고입니다. (다만, 중간에 그의 캐릭터가 갑자기 너무 정의롭게 변하는 것 같아서 조금 어리둥절하기는 했습니다. 영화 역사상 가장 말 잘하고, 정의로우면서 젠틀 한 현상금 사냥꾼이 아닌가 합니다.)  

   

디카프리오도 발군의 캐릭터 소화능력을 뽐내면서

비중에 상관없이 화면을 장악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잔악한 캐릭터가 이렇게 잘  어울릴지는 몰랐습니다. 눈빛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그냥 대사입니다. 특유의 광기를 뿜어내는 카리스마도 굉장하고요.


제이미 폭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만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분출이 덜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배우들 틈에서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잘 못 잡는 것 같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고요, '레이' 이후에 아마도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2. 타란티노의 영화는 사실 폭력 미학이 다가 아닙니다. 어떨 때는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를 깔끔히 풀어가다가도  어떨 때는 단순한 이야기를 뚝심 있게 풀어가기도 하지요.(단순한 이야기의 뚝심 있는 전개의 대표적인 예가 '킬 빌'과 '장고'입니다.)


구성은 단순하게, 하지만 전개는 단순하지 않고 재미있게,  방법을 잘 아는 감독입니다. 로맨스를 감동적으로 '추가'해보겠다는 욕심을 가져 볼만도 하지만 감독은 이 부분은 철저히 무시하고 본인의 장기에 집중합니다, 거칠고 선 굵은 폭력 기반의 스토리 텔링 말이지요. 늘 생각하는 것 입니다만 폭력은 스토리 텔링의 도구일 뿐 입니다, 폭력 자체에 주안점을 두다 보면 영화가 볼거리와 상관없이 지루해집니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았는데요, 선이 악을 응징한다는 단순한 논리하의 깔끔한 이야기 전개에 심사위원들이 손을 들어 준 것 같습니다. 주연들에게 대사가 완전히 집중되어 있고, 그래서 어찌 보면 연극 같은 그의 특징적인 스타일이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나는데요, 이야기 자체가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3. 내용이 굉장히 무거운 영화입니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가를,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말 그대로 세뇌될 수 있는 가를 강렬한 캐릭터들을 통해 보여 주는데요, 보면서 참 무섭고 슬프고 그랬습니다.

구조 및 환경의 문제로 접근할 수도 있겠지만 감독은 영리하게 이런 부분은 철저히 배제하고 인간 군상들을 통해 선과 악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줍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던 시대는 과연 끝난 것일까요, 오늘날의 나는, 우리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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