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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 데이빗 O. 러셀

by 생각창고

2013년 5월 18일에 네이버에 올린 글 입니다.


* 20자평 : 사랑때문에 받은 상처, 사랑으로 밖에 회복 안된다는 아이러니 ★★★★

1. 참신한 소재 및 캐릭터들로 잘 만든 영화입니다.

막판에 장르의 급변으로 인해 살짝 지루한,

그리고 도식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마음을 참 아프게 하면서도 따뜻함을 주는,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작품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특히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이 두 주연배우의 연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2. 아내의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하고 이성을 잃고

폭력을 행사해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한 남자와 남편을 어이없게 잃은 후

상실감을 달래려고 난잡한 삶을 살다가 거의

모든 것을 잃은 여자가 만나서 결국에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과장된 듯한 캐릭터들을 통해 현실감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오히려 사실적이어서,

잔잔하고 짠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면서

감정을 순화시켜 줍니다.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일종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데(개인적으로 그렇게 느꼈습니다),

이것을 미화하거나 억지 해피엔딩 및 감동

스토리로 포장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차분히 보여줍니다.

힘조절을 잘 하면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역량도 돋보입니다.

(도박으로 한탕 크게 버는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미국 현실의

단면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먹고 살

힘든가 봅니다, 미신과 한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 보면요.)


3. 이 영화 최대의 매력은 두 주연인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입니다.

특히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상실감과 얻을 수 없는 것을 바라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정신질환을 앓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하고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대체 불가한

연기를 보여주네요.


제니퍼 로렌스의 깊은 슬픔에 기반한, 뭐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이제 20대 초반의 배우가 이 정도 내공을

보여준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파란 돌연변이를 상상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당당한 듯 하나 불안함을 동시에 안정감있게

보여주는 연기, 인상적입니다.

로버트 드니로, 크리스 터커, 재키 위버 등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자리를 굳건이 지키면서

작품을 안정감있게 지탱합니다.

영화에서 연기 밸런스가 무엇인지를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보여 줍니다.


4. 해피 엔딩을 위한 조금은 무리한 장르의 혼용은

옥에 티 입니다만 이것을 덮어줄만한 충분한

울림이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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