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창고 Dec 21. 2015

청지기 사장님, 임금 사장님

내맘대로 나눈 사장 유형

A사장님과  B사장님이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에 심지어 국적도 달랐습니다.

(A사장님은 유럽인, B사장님은 우리나라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두 분이 비슷한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우선 이 두 분은 알아주는 워커홀릭입니다.

특히 B사장님의 경우 중국 출장정도는 당일치기로 다녀 오시는, 그리고 그런 패턴을 임원들 및 사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의 사내에서의 별명이 A대리(과장), B대리(과장)일 정도로 사원들의 업무는물론 대소사까지도 꿰차고 있을 정도로

부하직원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이 분들은'결정'을 하더군요.

임원, 팀장, 심지어 실무자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치만 본다 싶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이리 가져와봐, 내가 결정해줄께'라고 말과 행동으로 해결해주곤 했습니다. 하다하다 안 되면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해서 길이라도 뚫어주곤 했지요.

네, 월급장이 사장, 좀 더 고상한 표현으로 전문 경영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주인처럼 일하는, 하인들의 우두머리인 '청지기 마인드'가

아주 투철한 분들이었습니다


'청지기 사장님'의 맞은편 극단에 '임금형 사장님'도 있더군요. 이런 유형의 사장님들에게 사장의 자리는 일을 하고 결정을하고 일이 되게 도와주는 그런 일의 최우선인 자리가 아니라 임원들이 '결정'해가지고 온 일들을 '윤허'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자리로 여기는 그런 분들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장님들은 절대로 결정, 즉 책임질 일을 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람들로 하여금 책임을 지게 만드는데 놀라울 정도로 특화가 되어 있는 그런 분들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말 어지간해서는 보여주지 않으며 설사 보여준다고 해도 정말 희미하게 보일듯 말듯, 간신히 따라올 수 있을 정도로만 가이드를 해줍니다. (영화 '사도' 예고편을 보다가 정말 큰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임금의 자리는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신하들이 결정한 일을 윤허하고 책임을 묻는 자리라는 영조(송강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를 한대 꽝 얻어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한비자 사장님'을 다르게 표현하면 '임금형 사장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권한과 세력은 가지되 책임질 일, 본인에게 흠집이 갈만한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 아랫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그런 유형의 사장들,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가치 판단 및 호불호를 논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유형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것,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일으키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장들의 유형을 평소에 잘 숙지해두었다가

변화가 생길때 어떤 유형인지 빨리 파악해서 적응하는 데에 주안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사장님은 어떤 유형이신가요?

아직 사장님이 어떤 유형인지 감이 안 오시나요?

그럼 지금 이순간, 한 번 고민해보시지요...  

작가의 이전글 12월에 산 책(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