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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Dec 25. 2015

한비자 공부(1) - 난언(難言)편(1)

설득의 어려움을 이야기합니다.

#1

'최고의 지혜로써 지극한 성인을 설득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설득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이는 어리석은 자를 설득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군자는 말함을 두려워하여 경솔하게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난언'편의 결론이라고 봐도 무방한 문장입니다.

설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고 그 어려움이

지혜나 지식의 부족함 때문만은 아니며 기타

다른 이유들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 듣는 사람이, 들을 귀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정확하고 냉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어리석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 설득하기라, 정말 어렵고 답 안 나오는 일 입니다;; 


#2

'대체로 말하고 싶은 바를 말한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듣는 쪽에서 오해한다든가

혹은 지나친 비약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애써

열심히 말한 것도 듣는 이의 마음속에 스며들지 못하는 폐단이 있는 것 입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고 또 이해하기 쉬운

교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비자가 주목하는 것은 '상대방'입니다. 나의 말하 의도를 상대방이 다르게 받아 들이는 경우가 많다보니 문제가 발생하는데 모든 말하기 및 설득의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것 입니다.


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까라는 고민을 늘 하면서

이야기 및 윗사람에 대한 설득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게 중심을 잘못 잡으면 윗사람이, 동료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지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것은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자세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듣는 이가 오해 및 비약을 한다고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말하고 궁극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합니다.


#3

'지나치게 유창한, 혹은 순서가 정연한 말은 도리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없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그 내용이 견고하여 빈틈이 없고,여러모로 보아도

결점이 없는 말은 옹졸하고 조리가 없는 것입니다.'


'마치 저울이나 자로 재듯이 한치의 착오도 없이

설명한다 해도 반드시 그 말이 채용되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도리상으로 말하면

조금도 결점이 없는 변설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쓰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위의 문장들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즉 '주거니 받거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반응할 수 있는 여지가 항상 있어야 하는데 '주거니 받거니' 마인드보다는 본인 논리의 완결성에만 집중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꼬일 경우가 많습니다. 듣는 이가 질문을 할 수 있는 여지를 항상 남겨두고 이야기를 하든지 보고서를 작성하든지 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정보의 획득 및 의사 소통의  의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호 협력을 통해 완성된 무언가를, 서로의 노력을 통해 구멍을 메움으로써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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