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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Jul 29. 2015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멀리서 북소리가 들리면 여행을 떠나자

* 한줄평 : 재미있고요, 읽다 보면 정말 여행을 떠나고  싶어집니다, 한 3년쯤^^ ★★★★


이제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집입니다. 1986~1989 기간 동안 유럽 각지(주로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틈틈이 남긴 글들을 모은 책인데요, 읽는 내내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의 소설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으나(집에 몇 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왜  인정받는 작가인지를 이 책의 문장들을 통해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의 독특한 시각과 유머러스함과 시니컬함을 동시에 담고 있는 문장들을 읽으면서 혼자 깔낄대면서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제목인 '먼 북소리'는 터키 민요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하네요 :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그의 대표작인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를 집필했다고 하니 정말 중요한 여행이기도 했고요, 일본 작가가 바라1980년대 후반의 그리스 및 이탈리아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측면에서 문화인류학적인 가치도 크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휴가지에서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책으로 추천합니다.


- 인상 깊은 구절들 -


자기 눈으로 본 것을 자기 눈으로 본 것처럼 쓴다.

이것이 기본 자세이다. 자신이 느낀 것을 되도록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다. 안이한 감동이나 일반화된 논점에서 벗어나, 되도록 간단하고 사실적으로 쓸 것.


납득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여성은 화를 내고 싶은 일이 있어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화내고 싶으니까 화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화내고 싶을 때 제대로 화를 내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기게 된다.


한동안 그리스에서 생활하다 보면 오랫동안 멍하니 가 바라보면서도 지루해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왜냐하면 그 외에  아무것도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내 몸은 말을 찾아서 바짝바짝 타고 있었다.

거기까지 내 몸을 '끌고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편소설은 그 정도로 자신을 몰아세우지 않으면 쓸 수 없다.


그리스는 좋은 곳이오. 그리스인을 제외하면 말이오.


로마의 거리는 마치 어린애가 칭얼거리듯이 붙들고 늘어지는 겨울을 떨쳐내려 하고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개 범퍼는 부딪치기 위해 있는 것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범퍼를 박는 일에는 일본에 비해 훨씬 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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