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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Feb 10. 2016

베테랑 - 류승완

극단적인 캐릭터들자극적인 소재를

(갑질 및 이 사회의 병폐) 잘 버무려서 만든,

정말 잘 만든 오락영화입니다.

왜 천만이 넘는 관객들이 선택을 했는지를

알 수 있고요, 그 이면에는 당대의 이야기꾼인 류승완 감독의 탁월한 역량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래도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배우들의 합이 이렇게

잘 맞기도 쉽지 않을 것 입니다.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유아인'이네요.

조금 더 나갔으면, 자칫 싸이코 패스로까지

보일 수 있었을 캐릭터를, 절제해서 조금 심한

똘아이 수준으로 소화해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가장 많이 중얼거린 말이 '유아인 연기

정말 잘한다' 였습니다. 황정민과의 일대일

연기 대결이 전혀 어색하거나 힘이 딸려 보이지

않고 말 그대로 불꽃을 튀기면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이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의 스펙트럼이 정말 기대됩니다. 요즘 드라마로 영화로 상당히 다작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갈수록 완성도 높은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정민은 뭐 그냥 황정민이네요. 그의 캐릭터 소화

능력은 평하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천만배우,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 라고 선언하는 것 같습니다.


진경씨는 딱 '형사 마누라'입니다. 거침없고 곧고 당찬 캐릭터를 군더더기 없이 임팩트있게 연기합니다.


물론 연기 및 이야기 전개에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와 에너지가 황정민과 유아인에게 집중되다 보니 나머지 배우들의 호연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군더더기 없는 멋진 연기를 선보이는데 비중에서 밀려서 돋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선 굵은 이야기 전개를 택한 이상, 그리고 극단적인

캐릭터를 투톱으로 세운 이상 피할 수 없었을 것 같기는 한데요, 그래도 조금은 아쉽습니다.


(한가지 더, 황정민에게 너무 집중되서 오달수를 제외한 나머지 형사들의 역할이 거의 보이지 않네요. 이 부분의 밸런스가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굉장히 잘 만든 영화입니다. 류승완 감독의 다음 영화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가진 자들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적인 상상력(?)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줍니다. 문제는 상상력도 결국 현실에 기반한 것일터, 이런 상상력이 발휘된 이 시대와 현실이 참 무섭네요.


영화 초반부에 벌어지는 일들을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받아들이는 나 자신을 보면서

참 슬펐습니다. 정말 이렇다면 세상 참 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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