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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Feb 10. 2016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김정운

'한국 남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회적

역할을 떨어내고 차분히 앉아 생각할 수 있는 배후

공간이다'


위의 문장에 '격하게' 동감하면서 김정운 선생의

이번 책에 대한 서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외로움을 이야기하는 듯한 뉘앙스를 제목에서

풍기기는 합니다만 사실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차분하게 혼자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가지는 것이, 특히 중년 남자들에게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즉, '관계' 속에서 자신의 identity가 규정되고 확인되는 모습만이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을 때  자신의 모습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쉽게 쓰려고 많이 노력한 것은 맞지만 사실 이 책은 상당히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담긴 책입니다. 저자는 늘 어려운 이야기 쉽풀어쓴다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요 사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챕터마다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는 주요 (문화)심리학 용어 정리를 읽다보면, 네 뭐 읽을수록 정리 안 된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김정운이라는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그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을 하는 편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의 책으로

책꽂이 한 칸이 채워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외로움이 아니라 '유연함'과 '잘 늙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고 나름 정리를 해봤습니다. 수명은 길어지고 세상은 빨리 변하는데 유연하지 못해서 잘 늙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책이라고나 할까요.


읽고나서 생각은 정말 많이 했는데 글로 쓰기가 쉽지 않네요.(읽은 지 조금 있으면 한달입니다)

저자의 복잡한 생각과 고민이 가듣 담긴 머리 속을 그대로 들여다 본 느낌입니다.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여자들보다 더 멋지게 보이려고 화장한다는 것이다


 가장 정리하기 힘든 것은 '시간'과 '공간'이다.


아무튼 한가지만 옳다는 확신에 찬 이들이 제일 무서운 거다


역사란 시간이 아니라 '기억',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화적 기억'


사람은 생각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려고 생각한다. 삶의 의미는 이야기 속에서 만들어진다.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이야기 속에서 편집되면서 의미를 획득한다.


추상적 언어가 현실에서 제대로 기능하려면 구체적 어휘로 번역될 수 있어야 한다.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스스로 세상을 해석할 수 있어야 불안하지 않다. 그래야 제대로 사는거다.


역사의 변화, 즉 역사의 발전이란 주인과 노예의 관계가 끊임없이 역전되는 과정이다.


옆사람 이름까지 깜빡할 정도로 기억력이 쇠퇴해도, 내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수 있어야 중년 이후의 삶이 풍요로워진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놓치지 않을 관심의 대상과 목표가 있어야 주체적 삶이다.


지난 추석에도 우리 엄마는 진지하게 또 그랬다.

"너 진짜 겸손해야 한다."

이유는 매번 분명했다.

"넌 생긴 것 자체가 남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해서 그래!"

아내는 웃음을 참지 못해 결국 돌아 앉는다.

...

그래서 세상의 모든 자식에게는

엄마가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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