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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Mar 26. 2016

채식주의자 - 한강

불편하고 불친절하면서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

이 작품집이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주저하다가 구입해서 통근길에 열심히,

나름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불편하고 불친절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계속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만드는 책이네요, 느낌이 묘합니다.


문학상에 잘 홀리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최근에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작품성을 논하기는 내공이 많이 부족해서 하지 않겠습니다만 한마디로 굉장히 난해하고 묘작품입니다.


이 책은 '채식주의자' - '몽고반점' - '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 소설입니다.

각 작품의 주요 인물들은 첫 편인 '채식주의자'에 모두 등장한 사람들이고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각 편마다 작품 속 중심 인물을 바꿔가면서 이야기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영혜'라는 인물이 어떤 꿈을 꾼 후

채식주의자가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이 주요 내용이고요,


'몽고반점'은 '영혜'와 형부 그리고 언니인 '인혜'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이 담겨있고, 이로 인해 모든 등장 인물들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닺습니다.


'나무불꽃'은 영혜가 입원 중인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일을 언니인 '인혜'의 눈을 통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이 작품이 불편하다고 했습니다만,

그 불편함의 근원에는 소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채식주의는 물론 불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에 사용되는 소재들페티시즘, 근친상간, 정신분열증 및 거식증 등인데 정말 극강의 것들을 활용해서 '차분하게' 등장 인물들과 독자들을 밀어 부칩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의 출발점인 영혜의 돌연한 변화에 대해서 납득할만한 설명이, 최소한 나의 이해 범위 내에서는 나오지 않아(혹은 발견하지 못했거나) 작가가 상당히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요, 이로 인해 궁금증이 계속 남아 있습니다 :

도대체 왜 갑자기 정신분열증 환자가 된 것일까요?


형식이나 문장이 어렵다거나 혹은 특별히 무겁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작가의 차분한 글쓰기 및 내용 전개가 오히려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기는 합니다만, 그래서 작가가 이야기를 끌고 가기는 하나 최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데요, 그냥 카메라를 들고 따라 다니며 찍은 것은 아닌가 할 정도 입니다.


인상깊은 문장들


내가 그녀와 결혼한 것은, 그녀에게 특별한 매력이 없는 것과 같이 특별한 단점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철두철미하게 변하면 다른 사람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례적이며 정다운, 그리고 실질적인 대화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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