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지누션', 4집 노라보세, 2004년 11월 발매.

by 생각창고

솔직히, 이 '지누션'이라는 뮤지션은 -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음악성이 뛰어나다거나 무언가 불후의 명곡을 남겼다거나 그런 가수는 아닙니다.

힙합을 하는 이들치고 그리 정교하고 능숙하게 그 장르를 소화하지도 못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리듬감이나 가창력이 뛰어나다거나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들의 노래를 듣다 보면 항상, 무언가가 한참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노래 중 즐겨 듣는 노래가 한 곡 있는데 4집 앨범에 실린 '전화번호'라는 곡입니다.(얼떨결에 4집 음원을 다 샀습니다,

아주 예전에;;)

오타쿠적인 성향은 없는 편이어서 한 가수를 좋아하면 그의 모든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또는 몇 곡만 줄창 듣는 그런 타입이라 사실 지금도 이해가 잘 안 갑니다, 내가 왜 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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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노래는 영화에서 먼저 접했습니다 : '광식이 동생 광태'

영화에서 정경호가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정말 코믹하면서도 능수능란하게 부릅니다.

영화 자체는 내용이나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지금 검색을 해보니 김주혁, 봉태규, 김아중, 이요원 등이 출연했었네요. 그런데 참 존재감 없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요)

정경호가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만 인상 깊게 머리 속에 남아 있습니다.

(유튜브 검색을 해봐도 찾을 수가 없네요;;)



2004~5년 무렵에도 전화기는 물론 필수품이었습니다.

현재와 마찬가지로 신형 전화기가 나오면 바꾸는 사람들이 넘쳐 났고음에 드는 사람 만나면 전화번호를 '따려는' 사람들도 넘쳐 났습니다.

'얼굴 보니 마음에 든다 → 전화번호 다오, 내가 연락할게', 이렇게 요약 가능하겠네요.

또는 자기 전화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던지면서 '전화받아라'하면서 호기를 부리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있었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만나고 싶고, 만들고 싶고, 또는 완성하고 싶었던 이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했던 매개체였지요, 전화기는.


이 노래는 이런 시대상을 적나라한 가사에 담았기에 시간이 좀 흐르면 괜찮은 문화인류학 교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요즘 '사랑'의 매개체는 뭘까요, SNS?

스마트 폰은 너무 비싸서 호기롭게 상대방에게 던지지는 못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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