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부터 야구 스윙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1
8월 하순경 어느 날입니다. 퇴근을 하는데 불현듯 한 음성이 들리더군요.(음성을 들었던 장소까지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 운동해라, 너 이대로 가면 큰 일난다!!!
7월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얼마 전까지도 슬럼프에 시달렸습니다. 이 기간 동안 회사 일, 집 안일, 글쓰기까지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휴가를 가서 좀 쉬었다 오면 좀 나아질까 해서 휴가도 다녀오고 푹 쉬기도 하는 등 기분 전환 및 컨디션 회복을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았습니다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런 음성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동안 운동을 너무 안 했더군요.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몸과 마음에 피로가 쌓이기만 하고 해소는 안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중력도 떨어지고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3주 전에 아내에게 선언을 하고 장비를 몇 가지 샀습니다. 물론, 야구 장비 몇 가지입니다.(야구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 많은데 그건 나중에 한 번 제대로 써서 올리겠습니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솔직히 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습니다만) 그래서 장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는데 다행히 회사 근처에 야구 장비 전문점이 있길래 가서 직원에게 자문을 구해서 구입을 했습니다. 나무 배트를 고르니까 놀라더군요, 아마추어는 알루미늄 쓴다고. 하지만 그냥 우겼습니다.
1. 배트 : 솔직히 좋은 브랜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잡아 보니 무게랑 길이(31인치)가 적당해서 샀습니다. 원래 나무배트는 프로선수들만 사용하는데 어차피 개인 연습용이라 가리지 않고 사고 싶은 것 샀습니다. 가격도 다른 배트들에 비해 6만 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2. 배팅 장갑 : 제가 MBC 청룡 시절부터 LG 트윈스 팬인데요, 요즘 LG 용병인 히메네스가 사용하는 장갑과 동일한 모델입니다. 착용감도 좋고 무엇보다 손에 무리도 한결 덜 가는 것 같습니다. 4만 원 수준입니다.
3. 배트 가방 : 브랜드는 ZETT인데, 오래된 모델이고 또 하나만 담을 수 있는 거라 저렴하게 샀습니다. 가격은 3만 원 정도입니다.
#2
매일 250번 정도의 스윙 연습을 합니다. 집 앞 벤치에서 하기도 하고 날이 궂으면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해서 휘두릅니다. 솔직히 이게 뭐 얼마나 힘들까 했는데 한 200개 넘어가면 땀도 좀 나고 숨소리도 거칠어지고 제법 운동이 됩니다. 무엇보다 좋은 게 집중력이 좋아집니다. 스윙 한 번 한 번에 계속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회사일이나 집안일할 때도 집중력도 좋아지고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도 않아서(하루에 20분 정도면 됩니다) 매일 부담 없이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공간이 그리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장소 제약도 거의 없는 편이고요. 예전에는 피트니스 센터를 오래 다녔는데요, 직장을 옮긴 이후에 접근성도 떨어지고 결정적으로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다 보니 정기적으로 할 수 없어서 한 2년 정도 운동을 거의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스윙 연습은 의지만 확실하면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개인 운동이라 참 좋은 것 같습니다.
#3
이제 한 가지 작은 소원은, 집에서 놀고 있는 글러브를 가지고 캐치볼을 할 상대를 찾아 주기적으로 캐치볼을 하는 겁니다. 집이 노량진인데 혹시 관심 있으신 분 답글 남겨 주시면 가볍게 같이 운동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사회인 야구까지 할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