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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Feb 28. 2017

[서평] 윤광준의 생활명품 - 윤광준

*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만의 명품 리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니,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수많은 '명품'들이 보습니다. 이 명품들이 내 삶을 명품으로 만드는데 일조했을 것이니 애정이 담긴 눈으로 내가 가진 것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내 삶에, 내 현재의 모습에,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사진작가 윤광준의 생활 명품 체험기입니다.


총 60개의, 저자가 직접 사용하고 경험한 물건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명품이라 하니 비싼 것들만 있을 것 같지만 가격이나 명성보다는 철저하게 얼마나 실생활에 유용한가를 기준으로 선정한 품목들입니다.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6백만 원~8백만 원)부터 장수막걸리까지(1천 원대) 가격대도 넓고, 문구부터 진공관 앰프까지 품목도 다양합니다. 저자가 사진을 직접 찍어 올려서 그런지 실감 나고 물건에 대한 애정도 묻어납니다.


저자는 철저하게 실용적인 가치에 '아우라'를 고려해서 명품으로 선정했습니다. 소개하는 모든 물건들이 본인이 직접 사용해본 물건이니 그 가치가 더욱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용해보니 명품이다, 그래서 권한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책인데 내용 또한 풍성합니다.


# 나도 경험 중인 윤광준의 생활명품


월급쟁이의 필수품인 3M 포스트잇·홀더가 유일합니다. 3M 제품을 정말 사랑하는 1인이기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했습니다. 3M 제품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용했는데요, 그 깔끔한 실용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3M 제품의 최고 장점은 지식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몇 군데에 비치해두면 정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고 생각을 기록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무언가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내가 추천하는 생활명품


저자를 흉내 내서,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선정한 생활명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나를 명품으로 만들어 주는 명품들이 내 주변에 의외로 많습니다.

 

(1) 스테들러 연필 

윤광준이 권하는 파버 카스텔보다 개인적으로 한 수 위로 치는 제품입니다. 파버 카스텔 9000 시리즈를 몇 자루 사서 써봤는데 필기감도 괜찮고 심의 진하기나 번짐의 정도도 적당한 게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연필 몸통에 칠해진 초록색 염료가 손에 묻어나더군요. 그래서 바로 스테들러로 원대 복귀했습니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테들러 연필 모델입니다.(스테들러 152와 스테들러 123 60 우드 연필입니다.


(2) 라미 만년필 

현재 두 자루의 라미 만년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LAMY al-star Black-purple과 LAMY al-star star-Ocean-blue). 일단 가성비가 정말 훌륭한 만년필입니다. 가격은 8만 원대인데 만족도는 그 몇 배가 넘습니다. 필기감 좋고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관리도 편해서 말 그대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잉크는 블루 블랙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 펜들로 베껴 쓴 문장이 신발 박스로 하나입니다.




(3) 벤텍 식탁/의자

 구입한 지 4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새것 습니다. 현재 저희 집 거실에서 식탁 겸 책상으로 쓰고 있습니다. 곡면으로 마무리된 테이블 모서리는 언제 봐도 새롭고 우아하기까지 합니다. 의자들도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탁월한 곡선미를 지니고 있고 견고하면서도 앉으면 편안한 실용미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만족스러운 것은 내구성입니다. 의자와 탁자 바닥이 아무리 바닥을 끌어도 상하지 않고 닳지를 않습니다. 살 때는 set로 사서 그 당시 저희 형편에 너무 과하다 싶었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상에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수백 편의 글을 썼습니다. 수 백 권의 책을 봤고 수 십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탁자는 동일합니다만 의자는 조금 다릅니다. 저희 집 제품 이미지가 회사 홈 페이지에도 없네요^^

(4) 르콜테 소형 전기 오븐 

신세계 백화점 매대에서 5만 원에 팔길래 샀습니다. 전자레인지가 없는 저희 집에서 전자레인지 구실을 하는 아주 유용한 물건입니다. 간식거리 데울 때나 급하게 초벌 해동할 때 요긴합니다. 사용한 지 벌써 3년쯤 됐는데요, 아직까지 말짱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5) 갤럭시 노트 2

우선 제조 명가의 제품답게 내구성은 최고입니다. 그리고 삼성 전자제품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만족감을 준 제품입니다. 조금 있으면 만 3년 쓰는데요, 바꿀 생각은 당근 없습니다.


야구 좋아해서 중계를 많이 보는데요, 이 노트2의  DMB 기능을 주로 사용합니다. 화질이 별로 기는 합니다만 가성비는 최고입니다.


삼성전자는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윤광준의 표현을 빌리면 삼성의 제품들에는 '아우라'가 없고요, 생길 기미도 안 보이네요.(저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6) 쿠팡 

두말할 나위 없는 모바일 쇼핑계의 갑입니다. 무료배송 서비스가 제한이 많아져서 아쉽기는 합니다만 제품 품질부터 배송기사님들 서비스까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맞벌이 부부에게 택배, 특히 신뢰할만한 배송 서비스는 매우 중요합니다. 생활을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한 축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늘 고생하시는 택배 기사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7) 맥심 커피 믹스

월급쟁이들의 각성제이자 대화 시 없으면 허전한 사무실 손 안의 카페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야근의 동반자이지요. 얼마나 많은 커피 믹스가 월급쟁이들과 기나긴 밤을 같이 했을까요? 붉은색 포장의 오리지널과 노란 포장의 모카골드가 있는데요, 저는 주로 모카 골드를 먹습니다. 상대적으로 맛이 순해서요. 보다 고급스러운 믹스 제품도 많이 나왔습니다만 이 맥심 믹스만 먹습니다. 오랜 습관이기도 하고요 그간 고단한 일상을 같이 해준 물건에 대한 존중의 표현입니다.


참, 개인적으로 21세기 최고의 제조기술의 진보 중 하나가 커피 믹스 봉지 뜯는데 적용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이거 뜯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옆으로 마음대로 찢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신기술 적용되고 나서는 비교도 안되게 편하고 깔끔해졌습니다. 듣기에 레이저로 홈을 1차 내놓고 마무리를 한다더군요.


지금 집에서 먹고 있는 박스의 모델은 김우빈이네요.


# 나도 경험하고 싶은 윤광준의 생활명품


몰스킨 수첩 :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는 편이 아니어서 사놓고 안 쓸 가능성 거의 100%라 시도를 안 하고 있습니다. 명품의 가치는 실용성에 있으니까요.



비스콘티 만년필 : 만년필 더 사면 아내에게 구박 꽤나 받을 거기 때문에 지금 사용 중인 것 고장 나면 한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잉크 카트리지로 사용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니면 곤란한데.



콘테사 의자  : 아, 책 보고 글쓰기 편한 의자 하나 사고 싶습니다, 정말로 간절하게.


남궁산 장서표 : 도장을 하나 파서 책에 다 전부 찍을까 생각 중인데요, 장서표도 후보에 올려놓으려고 합니다.



예나 글라스 유리잔 : 물컵과 캔맥주 하나 온전히 따라서 담을 수 있는 크기의 예쁜 유리컵 세트를 사려고 합니다. 유리컵에 따라 마시면 왠지 물맛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종 집에서 캔맥주 한 잔씩 하고는 하는데 요즘 부쩍 유리잔에 따라 마시고 싶어 지네요. 일상에서 수고한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나 할까요.


루체플란 스탠드 : 시력도 그다지 좋지 않고 눈이 피로도 자주 쉽게 느끼는 편이라 스탠드가 꼭 필요합니다. 루체플란은 디자인도 특히 마음에 드네요. 어디서 살 수 있을까요?


장수막걸리 & 을지로 골뱅이 : 가까운 사람들과 을지로에서 만나 골뱅이 안주에 막걸리를 한 잔 하려고 합니다. 언젠가 한 번 먹었는데 참 맛있고 그 골목 자체의 풍경도 참 정겹더군요.





# 문장들


무릇 좋은 물건의 효용성은 그것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건만으로 생명이 담기지는 않는다. 생명을 부여하는 일은 사용자 몫이다.


잔글씨 읽기의 필수품이 된 돋보기를 친구 삼아야 한다. 인간사엔 남의 일이 없다.


첨단의 한계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 디지털은 만능이 아니다.


군더더기 없는 기능의 완결과 견고함, 군용품의 매력이다.


와인을 알려면 불어부터 공부해야 한다. 좋아한다고 다 전문가가 된다면 세상은 얼치기의 판이된다.


산다는 것은 시간 속에 비집고 들어가 세상과 다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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