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리트는 '빛의 제국'이라는 주제 아래 10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습니다.이 연작 중에서 위의 1954년 작품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 그림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조금 엉뚱하기는 합니다만 PPT를 이용해서 자료 만들던 중 고민이 많을 때이 그림을 보면서 장표 구성의 기본 아이디어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가로등이 켜진 부분으로 시선이 집중되지 않으신지요?파란 하늘이 맑고 높게 구름과 함께 멋지게 표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가로등이 유독 눈에 들어 옵니다, 어두운 주변 풍경과 함께요.빛을 절묘하게 대비시켜서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돈 많으면 사고 싶을 정도입니다)
내가 만든 PPT 자료에도 이렇게 시선이 확 쏠리는 'Killer point'가 있었으면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나름 이렇게 장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 입니다만 쉽지는 않더군요.
또 한 가지 이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초현실주의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미술에는 워낙 문외한인지라 '초현실주의'라고 하면 무언가 기상천외하고 이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집중적으로 표현하지 않을까 했는데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감상하던 중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말 그대로 초현실주의는 현실을 초월하는 것이니 현실에 기반하지 않으면 성립이 불가능한 것이지요.
대낮인데 가로등이 켜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순된 시간 표현을 한 화폭 안에 담고 있는데 이게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모순된 시공간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표현한 것, 이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