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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Jun 11. 2020

'만에 하나'를 걱정하는 사회

건강하고, 보다 발전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1. 어제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이 등교 전에 설사 및 두통 증세를 부여서 학교에 연락했더니 학교에서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등교하지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건소에 가서 의사에게 보였더니 코로나19 검사 대상 증세가 아니며 등교도 가능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검사를 해보라고 하니 하겠다,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2. 문제는 저였습니다. 회사 프로세스상 가족이 코로나19 검사를 하면 부서장 및 담당 부서에 보고하고 검사가 음성으로 나올때까지 집에서 대기해야 합니다(공가 처리해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보고를 했고 노래방과 PC방 등 이용 여부를 묻더니(전혀 간 적 없습니다) 프로세스 및 팀장 의사결정 하에 바로 퇴근을 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담당부서에서는 퇴근하는데 응급 키트를 주더군요, 집에서 사용하라고.

 


3. 사실 처음에는 회사의 조치가 조금 과하다고 느꼈습니다. 의사가 바로 등교 가능하다고 증명서도 발급해줬는데 굳이 이틀씩이나 자리를 비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그런데 문득, '만에 하나'라는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니 현재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나라 사회의 대응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만에 하나'를 걱정하고 대응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정리가 되더군요. 조금 심하다고, 너무 호들갑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극히 차분하면서 꼼꼼한 대응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작은 구멍들을 열심히 가능한 꼼꼼히 메워서 큰 피해, 손실을 막자라는 컨셉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디테일에 강해지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작은 부분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예민하게 대응하는, 조금은 더 발전한 사회가 되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힘들고 끝이 안 보이지만, 이 사태를 잘 넘기면 조금 더 강하고 단단한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4. 만에 하나, 조금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무시하거나 보고하지 않고 그냥 출근했다가 일이 커졌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제가 근무하던 건물은 페쇄가 되었을 것이고 팀원들 및 저하고 만났던 사람들은 2주간 격리를 들어갔어야 했겠죠?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아마 진단 키트 및 저 하나 이틀 정도 자리 비우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큰 손해를 봤겠지요, 회사도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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