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늘 책임을 묻습니다.
군주가 취할 길이란 신하로 하여금 반드시 발언에 책임질 수 있게 하고
또한 발언하지 않은 책임도 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남면(南面)』
# 모든 조직, 특히 기업 보직은 R&R을 바탕으로 움직입니다. R&R은 한마디로 '네 자리에서, 네 일에 책임을 다하라'입니다. 즉, '니 할 일 니 자리에서 똑바로 하라'이지요. 조직은 일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그 일에 대한 성과와 책임 소재를 밝혀 상과 벌을 주는 것으로 운영 동력을 삼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은 항상 부하들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그 일에 대해 책임을 다할 것을 항상 요구합니다. 그리고 말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합니다. (물론, 말이라는 것은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으니, 보고서, 이메일 등 근거가 남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봐야겠지요)
그리고 반드시 내가 한 말에만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내가 마땅히 했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말이라면 생뚱맞게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왜 그런 말을 그때 하지 않았으며 왜 끝까지 나를 설득하지 못했냐고, 당신이 그때 말을 하지 않았다고 면피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자리에 있었으면 마땅히 했어야 하는 말인데, 그러지 않은 것만으로도 직무유기, 책임회피다라고 말이지요.
모 제조 대기업에 초고속 임원 승진에 최단기 전무 승진 기록을 가진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하루아침에 옷을 벗은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오너인 사장을 끝까지 설득하지 못한 데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고 하니,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괜찮은 것을 찾아 기획안을 써서 올렸는데, 사장에게 퇴짜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그냥 접었는데, 나중에 그 사업이 다른 회사에서 진행을 해서 대박이 난 겁니다. 그걸 안 사장님이 화를 냈다고 하지요. 왜 끝까지 나를 설득하지 않았냐고.
내가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사장님은 언제고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끝까지 설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어이없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가, 그렇게 짤려도 할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실적과 성과는 말 그대로 과거일 뿐이고 현재 그 분의 심기가 불편한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책임을 질 무렵이 되면 또 그 말발로 미꾸라지처럼 위기를 잘 모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사장님이라면 철저하게 성과 기반으로 그 미꾸라지에게 책임을 묻겠지요.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가 이것을 달성하지 못한 부하는 당연히 혼나야 하는 것이고, 또는 목표를 낮게 세우고 그것을 초과 달성했다고 어깨에 힘주는 사람들도 응징을 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성과주의 마인드를 가진 사장님이라면 이 두 가지 경우를 다 참지 못하겠지요.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사장님이라면 말입니다.
군주가 취할 길이란 신하에 대하여 앞서 말한 것이
그 뒤에 이룬 사업과 일치하지 않거나
뒤에 하는 말이 그 앞서서 이룬 사업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비록 그 사업에 성과가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죄를 물어야 한다
『남면(南面』